인접 주택의 일조(日照)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신축건물의 베란다 확장 부분을 철거하라고 판결한 첫 사례가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6부(재판장 윤강열 부장판사)는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A빌라에 사는 홍모씨 등 7명이 B빌라를 신축한 건물주 조모씨 등 2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판결이 확정되면 조씨 등은 A빌라 주민들에게 8070만원을 지급하고 불법 증축한 베란다를 철거해야 한다.
홍씨 등은 2009년 A빌라를 분양받아 거주해왔다. 당시 A빌라 남쪽에는 2층 단독주택 밖에 없어서 일조가 양호한 상태였다. 하지만 조씨 등이 2013년 기존에 있던 2층 단독주택을 허물고 4층 규모의 B빌라를 신축하자 이들은 2014년 일조권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냈다.
조씨 등은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B빌라를 준공하고 사용승인을 받았고, 4층 베란다 부분을 샌드위치패널 지붕으로 불법 증축했다.
재판부는 "B빌라가 신축되기 전에는 총 일조시간 4시간 이상 또는 연속 일조시간 2시간 이상 확보돼 있었고, B빌라의 골조공사가 완료될 때까지 4년 이상 일조권을 누렸다"며 "조씨 등은 A빌라와의 충분한 거리를 확보하고, 3,4층 건축면적의 단계적 축소 등 일조방해를 회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B빌라를 건축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법원의 감정 결과 A빌라의 일조시간은 B빌라 신축 후 1층 세대는 최대 15분, 2층 세대는 최대 1시간 48분으로 축소됐다.
재판부는 "베란다 불법확장 부분은 준공검사를 받은 후에 불법 증축된 것이고, 건축법령상 일조권 사선 제한 규정을 위반해 설치된 것으로 이로 인해 A빌라 주민의 일조권 침해가 더욱 심화됐다"며 "종전부터 향유하고 있던 일조권의 추가적인 침해를 막기 위해 B빌라 베란다 확장 부분의 철거를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