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분기 GDP 성장률 ‘반짝 서프라이즈’...“2분기는 다시 둔화”

입력 2015-06-08 14:40 수정 2015-06-0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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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지난 1분기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분기에는 다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일본 내각부는 8일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3.9%로 상향 수정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발표된 예비치 2.4%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기업들의 공격적인 설비투자에 힘입어 경제가 빠르게 확장 기조에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에 대한 평가가 새롭게 이뤄지게 됐다. 아베 정권이 17년 만에 소비세율을 인상하면서 일본 경제는 한동안 2개 분기 연속 위축세를 보였고 이로 인해 정부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기도 했다.

내각부에 따르면 1분기 민간기업의 설비투자는 전분기 대비 2.7% 증가로 전문가 예상치 2.1%를 웃돌며 전체 경제성장을 주도했다. 주택투자가 1.7% 증가했으며 민간 재고 기여도는 0.6%포인트에 달했다. 공공투자는 1.5% 감소했다.

개인소비는 전분기보다 0.4% 증가해 시장 전망과 부합했다. 개인소비는 GDP에서 60%의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

실질 GDP 증감 기여도를 보면 내수는 1.1%포인트 기여했고 수출에서 수입을 뺀 외수는 마이너스(-)0.2%포인트였다. 종합적인 물가 움직임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3.4% 상승해 예비치와 같았다.

물가 변동의 영향을 감안한 명목 GDP는 전기 대비 2.3% 증가하면서 예비치보다 0.4%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연율로는 1.7%포인트 높은 9.4% 증가로 1990년 2분기의 연평균 15.7% 증가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입액이 줄어들면서 GDP를 밀어올린 것이다.

정부계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날 GDP 성장률 호조가 개인소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신호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날 도쿄소코리서치가 발표한 5월 기업도산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724건으로 2개월 연속 전년 수준을 밑돌았고 1990년 이후 25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 회복에 힘입어 금융 기관이 중소기업의 상환 계획 변경 요청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5월 길거리 체감경기는 악화했다. 내각부가 이날 발표한 길거리 체감경기지수는 53.3으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가 하락한 것은 6개월 만이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고르지 못한 일본의 경제 성장률에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1분기 GDP가 당초 예상보다 강력하게 상향수정된 한편 2분기는 이보다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증권의 바바 나오카즈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이날 보고서에서 “설비투자가 가까스로 개선되기 시작했지만 GDP의 핵심인 개인소비는 여전히 빈약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며 “2분기에도 경기 회복세는 계속되겠으나 1분기가 워낙 성적이 좋아 성장률 자체는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분기 GDP 성장률 상향 수정에도 불구하고 일본 증시는 하락세다. 닛케이225지수는 8일 오후 2시27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18.12포인트(0.09%) 하락한 2만442.78을 기록 중이다.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75엔(0.60%) 오른 125.46엔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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