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디자인 경영’ 고삐… 삼성 사장단 2년만에 ‘디자인 열공’

입력 2015-06-0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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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배상민 카이스트 교수 ‘디자인이 미래다’ 강연

▲삼성전자가 세계적 산업 디자이너 이브 베하(Yves Behar)와 협업해 2015년 SUHD TV의 최상위 프리미엄 제품인 SUHD TV '82S9W'를 세계 최초로 국내에 출시한다. 사진은 삼성전자 모델이 '82S9W'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디자인 경쟁력 강화에 다시 한 번 고삐를 죄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디자인 경영을 선언한 지 20여년째로 접어든 현재 삼성전자는 ‘독창적’ 디자인을 입힌 제품을 통해 삼성의 디자인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고 있다.

삼성 사장단은 10일 배상민 카이스트 산업디자인과 교수가 ‘디자인이 미래다’ 를 주제로 하는 강연을 듣는다. 배 교수는 세계 4대 디자인상을 49개나 수상한 산업디자인 분야 실력자다.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 졸업 후 1998년부터 모교 강단에서 활동한 배 교수는 2005년부터 카이스트 교수로 강연을 펼치고 있다. 그는 2008년 미국 ‘IDEA’에서 십자가 형태의 MP3 플레이어로 애플의 아이팟(동상)을 제치고 은상을 차지한 바 있다.

삼성 사장단은 배 교수로부터 최근 산업 디자인 트렌드와 디자인의 중요성 및 미래 가치에 대한 강연을 들을 예정이다. 사장단 강연 주제가 삼성이 해결해야 할 현안 및 장기 과제와 연관이 있는 만큼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 등 완제품 디자인 중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될 전망이다.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 디자인 경영 관련 강연이 진행된 것은 2013년 3월 서울대 미대 권영걸 교수의 ‘궁극의 선택, ABC 디자인’ 강연 이후 약 2년만이다.

디자인의 중요성은 이미 ‘갤럭시S6·엣지’에서 입증됐다. ‘갤럭시 시리즈’ 최초로 일체형 배터리와 메탈이 적용된 갤럭시S6·엣지는 갤럭시 시리즈 중 최단 기간 1000만대 돌파에 이어 최대 판매량이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5’는 디자인에 대한 외신의 혹평과 동시에 판매 부진을 겪었다. 반면 외신은 올해 초 갤럭시S6·엣지가 공개되자마자 디자인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디자인 경쟁력이 소비자 판매를 좌우한 셈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IM(ITㆍ모바일)부문 사장은 지난 3월 무선사업부 디자인팀 내부 행사에 참석해 “새롭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용감하고 과감하게 도전하자”며 스마트폰 디자인과 사용자경험(UX)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TV 부문에서는 세계적 산업 디자이너 이브 베하와 협업해 만든 ‘SUHD TV 82S9W’가 9일부터 세계 최초로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 이 제품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5’에서 CES 혁신상을 수상한 제품이다.

삼성전자의 디자인 경영은 1996년 이건희 회장이 기업의 철학과 문화를 담은 디자인 혁명을 주문하면서부터 본격화됐다. 2001년 최고경영자(CEO) 직속 디자인경영센터를 설립했고, 2011년 세계적 자동차 디자이너 크리스 뱅글과의 협업을 시작으로 해외 유명 디자이너들을 속속 영입하고 있다. 국내 디자이너의 역량에 글로벌 디자이너의 통찰력을 더해 삼성만의 디자인 정체성을 확고히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013년 말 미국 뉴욕 애플스토어를 디자인한 팀 거젤을 미국통신법인(STA) 소매판매 사업부 부사장 겸 총괄 매니저로 영입했다. 2014년에는 애플 ‘아이폰5S’의 색상과 소재 디자인을 총괄한 베아트리체 산티치올리와의 협력을 시작했다.

크리스 뱅글은 개별 제품을 직접 디자인하는 대신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TV, 생활가전 등 전 제품군에 걸친 디자인 전략을 수립하고 디자인에 대한 조언을 통해 삼성전자의 디자인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해외 디자인연구소(SDA)도 글로벌 인재 영입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유럽 디자인연구소 소장으로 독일 디자이너 펠릭스 헤크를, 같은 해 6월 미국 디자인연구소의 디자인총괄과 기술책임으로 하워드 너크와 나단 포크만을 각각 영입했다. 하워드 너크와 나단 포크만은 삼성전자의 차세대 웨어러블기기 디자인 및 운영체제(OS) 등의 개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등 총 9개 국가에 디자인연구소를 두고 있다. 이들 연구소에서는 1000명이 넘는 디자이너가 일하고 있고, 이 가운데 10% 이상이 외국인 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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