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이 같은 결정을 조기에 추진할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다음달 말 시한인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연장하는 것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친러시아 반군이 공세를 취하는데 대응한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독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투스크 의장은 오는 25~26일 열리는 EU정상회의 이전에 러시아 제재를 6개월 연장하는 방안아 합의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G7 정상회의에서 따로 만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 기조를 유지한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EU는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미사일에 피격 추락해 탑승자 298명 전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러시아의 금융, 방위, 에너지 산업 분야의 유럽 내 활동을 제한하는 경제제재를 단행했다.
러시아 제재 연장 움직임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 간 교전이 재개되고 러시아가 EU정치인에 대해 입국금지 조치를 내리는 등 최근 EU와 러시아 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이와 관려 EU의 정통한 소식통은 러시아 제재가 6개월 정도 연장될 것을 내다봤다.
다만, 그리스와 키프로스 등 일부국가가 러시아 제재 연장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면서 유럽 국가에 피해를 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도 최근 상황 전개를 의식해 EU의 제재 연장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및 크림 사태와 관련해 대(對)러시아 제재를 지지한 EU정치인 등 89명에 대해 자국 입국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와 관련 EU집행위원회는 “전적으로 자의적이고 정당하지 않은 조치”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