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블랙박스 업계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9일 팅크웨어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미국 월마트의 관계사인 대형 유통업체 샘스클럽에 블랙박스 공급을 시작했다. 샘스클럽은 미국 전역에 64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 회원제 유통업체로, 팅크웨어 제품은 이달 중순부터 전 매장에서 판매된다.
팅크웨어는 앞서 지난 4월 미국 캘리포니아에 해외법인을 설립하며, 북미 블랙박스 사업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다른 업체들과 달리 진입장벽이 높은 대형 유통업체 중심의 공급 채널을 형성해나가면서 경쟁력을 쌓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자동차 시장은 한국의 10배 규모인 만큼, 블랙박스 시장 규모도 앞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팅크웨어는 이번 샘스클럽 공급을 포함해 캐나다 베스트바이, 월마트 등 해외 오프라인 매장 1000여곳 이상으로 블랙박스 공급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어 유럽 등 신규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블랙박스 북미 수출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해외 블랙박스 시장에서 확실한 위치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수지 블랙박스’로 불리는 ‘유라이브’ 브랜드로 유명한 미동전자통신도 최근 수출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 회사는 일본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올 1분기 전체 판매량 가운데 10% 이상이 일본 수출 물량이다. 현지에 특화된 모델 2종을 개발해 판매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는 올해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실제 미동전자통신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억8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9.1% 급증했다. 일본 수출 물량이 전년 대비 200% 이상 증가한 영향이 컸다.
시스템 반도체 기술 기반의 블랙박스 업체 세미솔루션도 해외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신제품 3종 출시를 앞두고 지난 4월 일본에서 열린 ‘도쿄 대한민국우수상품전(G-FAIR)’에 이어, 이달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가해 신제품 홍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세미솔루션 관계자는 “우선 우수한 기술력과 제품력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최대 수요처인 중국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며 “각종 해외 전시회에 참여해 해외시장 석권의 초석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자신했다.
이같이 국내 블랙박스 업체들이 해외시장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최근 국내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한 데 따른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블랙박스 시장은 지난해 200만대 규모에서 올해 180만대 규모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최근 차량 범죄가 급증하면서 블랙박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 업체들이 최근 내수보다 수출에 신경을 쏟고 있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기능을 갖춘 국내 블랙박스 제품들이 비교적 간편한 기능만을 갖췄던 북미시장 등에서 경쟁력을 나타낼 수 있다”면서 “다만, 현지 사정과 문화에 맞도록 제품을 특성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