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사랑의 콩깍지

입력 2015-06-1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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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영 다산네트웍스 커뮤니케이션팀 대리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동안 서로 간에 나누지 못한 수다 속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주제는 바로 그녀의 남자친구 이야기였다.

그녀는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연애 중이다. 물론 한 남자와. 둘은 20대 후반 지인의 소개로 만났고, 이후 꾸준한 남자의 구애로 결국 연인이 됐다. 사실 친구는 남자가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다고 한다. 하나하나 그 이유를 꼬집을 순 없지만 어쨌든, 남자는 친구의 스타일이 아니었던 것만은 확실하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자상하게 챙겨주고, 배려해주고, 아껴주고, 조언해주는 남자의 살뜰함에 친구는 마음을 빼앗겼다고 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눈에 눈곱이 끼어도 호수같이 맑아 보이고, 부스스한 머리칼도 비단결처럼 보이던 연애 초 느꼈던 남자의 자상함은 1년, 2년 그리고 어느덧 5년이 넘어가는 지금 친구에게 잔소리와 참견으로 들리기 시작하더라는 것이다.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과연 남녀 사이에서만 ‘사랑의 콩깍지’가 존재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누구에게나 삶 속에서 ‘사랑의 콩깍지’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존재하지 않을까? 다시 말해 같은 상황이라도 내가 ‘사랑의 콩깍지’를 끼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때와, 콩깍지를 벗어 던지고 부정적으로 생각할 때가 다르다는 것이다.

열심히 일했지만 퇴근시간이 한참이나 남았다면 우리는 ‘사랑의 콩깍지’를 끼고 ‘아직 못다한 일들을 끝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남았군~’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랑의 콩깍지’를 벗어 던지고 ‘도대체 얼마나 더 있어야 퇴근시간이야!’라며 짜증을 낼 수도 있다. 결국 모든 것들이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그 과정도, 결과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친구는 결국 신경도 쓰지 않는 다른 남자들의 무신경함보다 세심하게 신경쓰는 남자친구의 진면목을 다시금 깨닫고 두 번째 ‘사랑의 콩깍지’를 껴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둘 사이의 사랑은 더욱 돈독해지고 있다.

‘사랑의 콩깍지’만 있다면 우리 모두의 인생에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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