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석 없는 MRI 기술 개발

입력 2015-06-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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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생체신호센터 김기웅 박사팀은 고가의 초전도 자석 및 영구자석 없이 자기공명영상(MRI)을 얻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병원에서 흔히 쓰이고 있는 MRI는 자기장을 이용한다. 환자가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커다란 자석통에 들어간 후, 자기장 세기에 맞는 고주파로 신체 부위에 있는 수소원자핵을 공명시킨다. 이 때 나오는 공명신호를 측정하고 그 밀도를 영상화하는 원리이다.

초전도 자석 및 영구자석 등이 만들어 내는 자기장의 세기가 강하면 강할수록 인체조직이 크게 자화되므로 고해상도 영상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인체에 대한 강한 자기장의 안전성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자기장의 세기와 비례하는 높은 주파수의 전자기파도 신체에 화상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KRISS 김기웅 박사팀은 극저자장 스퀴드 센서를 바탕으로 동적(動的)핵자화를 성공했기 때문에 높은 자기장 없이도 MRI를 구할 수 있다. 동적핵자화는 원자핵 대신 전자를 공명시킨 후, 전자의 자화를 원자핵으로 옮겨 핵자화를 이루는 방법이다. 이 방식은 기존 MRI에서도 활용됐지만 전자의 공명주파수가 원자핵에 비해 600배 이상 크므로 높은 주파수를 만들기 위해 고가의 마이크로파 발생장치를 만들어야 하고 고주파 에너지 흡수로 인한 화상 등의 위험성이 존재한다.

김기웅 박사팀은 외부자석의 강한 자기장과 공명 전자기파를 쏘이는 대신 원자 내부 초미세 구조의 자연적 자기장에 공명 되는 전자를 이용해 동적핵자화를 구현했다. 원리적으로 무자기장 자화가 가능한 새로운 영역에서의 미약한 자기공명신호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김기웅 박사팀이 보유한 극저자장 스퀴드 MRI 기술이 필요하다.

병원의 MRI장비가 만들어내는 자기장의 세기는 3 테슬라(Tesla)정도인데 스퀴드를 이용하면 십만 분의 일 수준인 30 마이크로 테슬라의 자기장으로도 측정가능하다. 이로 인해 마이크로파 발생장치가 아닌 FM 라디오 주파수 정도를 발생시키는 간단한 장치만 있으면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아주 미세한 자기장을 측정하는 스퀴드 센서를 이용한 극저자장 스퀴드 MRI는 세계적으로도 소수의 선도연구그룹에서만 개발되는 차세대 MRI 기술이며, 국내에서는 측정표준기관인 KRISS가 유일하게 개발 중이다.

KRISS 생체신호센터 김기웅 센터장은 “핵심특허가 선진국에 의해 선점되어 국내 기업이 경쟁하기 힘들었던 기존 고자장 MRI 시장과는 달리, 극저자장 차세대 MRI 기술은 새로운 산업창출 및 국제시장 경쟁력 확보에 유리하다”며 “해당기술은 조영제가 필요 없는 암 조직 영상화, 수술 중 실시간 모니터링, 보안용 폭발물 검출, 새로운 화학구조분석 등에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기웅 박사는 극저자장 MRI 기술을 이용한 세계 최초의 뇌기능연결성 가시화 원리를 고안해 2014년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우수성과 10선에 선정된 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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