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에 맞서는 전병일… 갈등 깊어지는 포스코-대우인터

입력 2015-06-1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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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일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이 사실상 포스코의 해임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대우인터내셔널과 모그룹인 포스코 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비상경영쇄신위원회 출범 당시 13명의 쇄신위원에 포함되기도 했던 전 사장은 이제 그룹의 결정에 반기를 든 처지가 됐다.

사건은 포스코 그룹에서 작성한 대우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 매각 관련 보고서가 유출된 데서 시작했다. 포스코 가치경영실이 지난달 8일 미얀마 가스전 사업의 매각 필요성과 구체적인 매각 일정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이 보고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대우인터내셔널 직원들 사이에 떠돌았다.

회사 최대의 수익원인 미얀마 가스전이 매각될 수 있다는 소식에 전 사장은 지난달 26일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미얀마 가스전 매각은 회사의 동력을 앗아갈 뿐만 아니라 포스코에 대한 불신과 불만, 자회사로서의 자괴감으로 이어진다”며 반발했다.

포스코는 이에 10일 가치경영실장인 조청명 부사장을 경질하고 전 사장을 해임하기로 결정했다. 조 부사장에게는 대우인터의 미얀마 가스전 매각 검토 문서를 주도적으로 작성했지만 관리소홀로 문서가 외부로 유출된 점을 문제삼았다. 전 사장의 경우에는 모그룹의 결정에 반대하는 의견을 외부에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 도가 지나쳤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전 사장은 사퇴를 받아들 수 없다며 그룹의 결정에 반하는 행동을 취했다. 그는 같은 날 사외이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사직 사임을 포함해 본인의 거취에 대해 숙고한 결과, 회사의 구조조정과 관련한 혼란이 조속히 정리되고 경영이 정상화되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사실상 지금 자리를 내려놓을 수는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퇴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결국 전 사장이 자리에서 내려오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포스코가 지난달 14일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발족하며 전 사장 등 25개 계열사 대표의 사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사표를 수리할 경우 전 사장은 물러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어떤 전개가 펼쳐지더라도 대우인터와 포스코의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대우인터 관계자는 “무리없이 회사를 이끌어 온 사장을 갑자기 해임한다고 하니 내부적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며 “그룹의 결정이라고는 하지만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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