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인사청문회 일정을 마친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야당은 황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려 보고서를 채택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여당은 단독으로라도 보고서를 채택하고 본회의에서의 임명동의안 처리까지 밀어붙인다는 방침이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법률에 따라 토요일(13일)까지 (황 후보자 인준 문제를) 처리해야 하니 사실상 금요일(12일)이 마지막 날”이라며 “내일 중 청문보고서를 채택하고, 본회의까지 열어 임명동의안을 표결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원내대표는 “임명동의안의 본회의 표결 처리는 야당이 협의를 안 해주면 국회의장을 설득해 조속히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그는 회의 직후 취재진들에게 “오늘 내일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자고 야당을 설득해보고, 그게 안되면 그런 상황은 피하고 싶지만 단독으로라도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단독처리 가능성을 거듭 언급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우리 당은 국민적 검증이 완료되지 않은 황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절차 진행은 지금으로선 검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핵심자료를 늑장 제출해 청문회 검증을 회피한 황 후보자는 총리자격이 없다”며 “(황 후보자는) 진실을 내놓지 않고, 은폐하고, 마치 게임하듯 국민의 눈을 속였다. 전투에서는 승리한 개선장군처럼 보일지 몰라도 국민이 판단하는 전쟁에서는 결코 승리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사면관련 자문 사실은 법적 자문보다는 로비라고 할 수 있는 점 등 위법성 논란을 결코 피하기 어렵다"며 "과거에 (참여정부 시절의) 사면이 문제가 됐을 때는 수사권을 발동해서라도 밝혀야 한다고 하더니 자신이 궁지에 몰리자 변호사 비밀유지를 들어 의뢰인의 ‘의’자도 안 내놨다. 이런 청문회가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새누리당은 현재 재적 의원 298명 가운데 160명으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황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처리에 필요한 요건을 갖췄다. 이에 따라 정의화 의장이 본회의에 인준안을 상정할 경우 단독 처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