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채권단, 그리스 구제 결국 포기하나...IMF, 협상 테이블서 철수

입력 2015-06-12 09:16 수정 2015-06-1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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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10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가진 3자 회담 종료후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출처=AP/뉴시스)

한때 낙관론이 고조됐던 그리스와 국제채권단 간의 구제금융 협상이 아예 종료될 위기에 처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협상에 진전이 없다는 이유로 협상단을 철수시킨 것이다.

IMF의 게리 라이스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합의 도달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면서 “협상에 진전이 없어 협상팀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그리스와 유럽연합(EU) 채권단은 긴축 정책을 둘러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협상 시간을 벌고자 구제금융을 9개월 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이 역시 유럽안정화기구(ESM)의 자금을 이용해 유럽중앙은행(ECB)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를 매입하는 ‘브릿지론’을 적용해야 해 합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IMF가 협상단을 철수시키면서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IMF가 그리스 지원에서 손을 떼면 그리스를 유로존에 남게 하기 위한 유럽의 노력은 매우 복잡해진다”며 “독일 등 회원국은 IMF의 개입을 그리스 지원의 전제로 내세웠었는데 IMF가 빠짐으로써 ECB도 그리스 지원을 주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제금융 9개월 연장안은 당초 유로존 채권단이 지난주에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일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를 만났을 때 연금 삭감과 세수 증대 등의 긴축 정책을 조건으로 구제금융 연장과 추가 자금 지원을 제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리스 역시 지난 1일 채권단에 제출한 47쪽 짜리 협상안에서 ‘새협약 : 2015년 7월~2016년 3월’로 표현해, 채무재조정 방안에서 구제금융 연장을 연상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결국 그리스와 EU채권단 모두 구제금융 연장의 필요성에는 공감했다는 의미다.

라이스 대변인은 “이제는 그리스가 행동을 취할 차례”라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11일 치프라스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3자 회동에 동참했던 도널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역시 “그리스 지원 협상이 막을 내릴 날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 시간이 없다”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리스 정부는 좀 더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 더 이상 도박의 여지가 없다. 지금은 도박할 시간이 없다”고 그리스 정부에 경종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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