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황제’로 군림했던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이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온다.
머독 회장은 뉴스코퍼레이션 자회사인 ‘21세기 폭스’의 최고경영자(CEO)자리에서 물러나고, 이 자리를 차남인 제임스 머독에게 넘겨줄 예정이라고 CNBC 등 외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머독은 21세기 폭스의 회장직만 맡을 예정이다.
뉴스코퍼레이션은 크게 21세기 폭스를 중심으로 한 영화 및 방송 사업과 신문 및 출판 사업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머독 회장이 뉴스코퍼레이션의 큰 축인 21세기 폭스의 경영권을 아들에게 넘기면서 사실상 경영권 승계가 시작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소식이 새삼스럽지 않다는 반응이다. 머독 회장 일가의 21세기 폭스 지분율을 고려했을 때, 머독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후계자를 지목해야 할 시기가 왔다고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임스 21세기 폭스 CEO 내정자는 지난 2011년부터 경영 일선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폭스의 자회사였던 ‘뉴스코프’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경영에 참여했다. 뉴스코프는 2년여 전에 폭스에서 분리됐으며, 현재는 경제 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후 제임스는 영국에서 불법도청 사건에 휘말려 곤욕을 이렀으나, 작년에 21세기 폭스의 공동 COO로 승진하면서 경영 무대에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머독의 큰 아들인 라클란 머독은 아버지와 함께 21세기 폭스의 공동 회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21세기 폭스 대변인 나타니엘 브라운은 “CEO 승계 문제는 다음 주 열리는 정기 이사회의 안건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이밖에 이번 개편을 통해 루퍼트 머독의 오른팔이었던 체이스 캐리 폭스 공동 COO도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라고 CNBC는 전했다. 캐리는 앞으로 폭스의 고문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CNBC는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제임스 머독이 21세기 폭스를 어떻게 운영할 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