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의 품격] “나이는 숫자에 불과”… 박철순ㆍ송진우ㆍ손민한 ‘불혹에 선발승’

입력 2015-06-1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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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우
올 시즌 한국 스포츠엔 노장 선수들의 맹활약이 눈부시다. 노장들의 맹활약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지금처럼 화려하지는 않아도 나이를 잊은 투혼으로 한국 스포츠사를 장식한 선수들이 많다.

대표적인 레전드는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45)다. 그는 평발에 짝발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20년 동안 41차례의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 2001년 보스턴마라톤대회 우승, 2000년 도쿄 국제마라톤 한국신기록(2시간 7분 20초) 등 불명의 기록을 남기며 41세의 나이에 은퇴했다.

이규혁(37)은 6번의 올림픽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13세 때 역대 연봉의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 1994년 릴리함메르 동계올림픽부터 2014 소치 동계올림픽까지 6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이규혁은 비록 메달과 인연을 맺지는 못했지만 노장 투혼이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남기며 지난해 은퇴했다.

2012 런던올림픽 유도 남자 90㎏급 금메달리스트 송대남(36)은 뒤늦게 찾아온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서른세 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잡은 올림픽 출전권은 그에게 인생 마지막 기회였다. 두 차례의 올림픽 도전에서 좌절을 맛봤고,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 온갖 부상과 체급 변경 등 어려움을 이겨내고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뤘다.

▲이규혁
손민한(40·NC)은 올 시즌 불혹의 나이에 선발승을 따내며 화제가 됐다. 하지만 손민한이 처음은 아니다. 박철순(58)은 1996년 9월 4일 대전 한화전에서 승리하며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40대 선발 승리투수가 됐고, 송진우(49)는 2008년 9월 13일 인천 문학 SK전에서 42세 6개월 28일의 나이로 선발승을 기록했다.

한국 여자프로농구엔 2000년 시드니올림픽 황금세대가 명성을 날렸다. 정은순(44), 전주원(43), 정선민(41), 박정은(38) 등으로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4위에 오르며 한국 여자농구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이들은 30대 중반까지 어린 선수들을 이끌며 한국 여자농구의 부활을 노렸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전주원은 2011년 은퇴했고, 정선민은 2012년 코트를 떠났다.

노장 투혼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 ‘한국 썰매의 개척자’ 강광배(42)를 빼놓을 수 없다. 강광배는 전 세계를 통틀어 모든 썰매종목(루지·스켈레톤·봅슬레이)에 출전한 유일한 선수다. 2010년엔 36세의 나이에 밴쿠버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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