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부터 불기 시작한 웰빙 바람을 겨냥해 창업활동이 거세게 분 뒤 최근에는 '로하스(LOHAS)' 족을 잡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로하스는 '제대로 먹고 제대로 살며 나와 너의 삶을 고려한다'는 의미로 최근 로하스 스타일의 생활양식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창업 전문가들은 "로하스족은 유기농으로 재배한 농산물과 천연 건강식품 등 친환경적 재료와 음식을 구매하는 특성이 있다"며 "자신의 소비에만 그치지 않고 주변 소비자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이를 알리는 성향이 강해 미래의 핵심 소비층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외식시장에도 로하스족의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여러 유기농 음식점들이 급부상하는가 하면, 전통 한식과 전통주 등 옛날 그대로의 방식을 따라 만든 음식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 국내산 원재료 사용해 로하스족 공략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채소만 찾던 초기와 달리 재배지나 재배방법, 함유성분 등 재료 자체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조금 값이 비싸더라도 무공해로 재배된 채소를 찾고, 어느 목장에서 어떻게 사육되고 도축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생산이력 육류가 인기를 끌고 있다.
면 요리전문점 '우리愛 밀과 보리'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100% 국내산 밀과 보리를 사용해 해물칼국수·잔치국수·막국수 등 다양한 면 요리를 제공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수입 밀은 유통 과정이 길어 방부처리가 되고, 신선도가 떨어져 품질이 좋지 않은 것에 비해 국내산 밀은 가을에 심어 봄에 수확하기 때문에 해충피해가 없어 대부분 무농약으로 재배하며, 수확해 바로 사용하기 때문에 신선도도 높다.
이태석 이사는 "국내산 밀을 사용한 면은 찰기가 뛰어나고 쉽게 불지 않아 맛이 더 좋다"며 "일반 면 요리보다 1000∼2000원 정도 더 비싸지만 가격저항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 곳은 밀·보리 93%와 물·전분 등 기타재료 7%의 구성비율을 맞춰 수타반죽의 원리를 적용해 여러 번 쳐서 기계반죽을 통해 면을 뽑고 있다.
또 아토피 증가 등으로 주부 고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밀가루 빵도 국내산 쌀을 사용한 쌀빵으로 재 탄생해 주목받고 있다.
쌀 빵 전문점 '라이스존'은 식빵, 모닝빵, 카스텔라 등 150여종의 빵을 모두 국내산 쌀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공기를 이용해 전분을 만드는 쌀빵은 전분층 손상을 막고, 반죽 가공 시에도 수분을 지속적으로 함유해 부드러운 맛이 훨씬 강조된다.
원료비가 높아 기존 빵집에 비해 가격이 15∼20% 정도 비싸지만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라이스존 방배점 강영숙 씨(51)는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를 둔 주부들은 계란, 버터를 제외하고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주로 한다"며 "지방 주문은 대부분 아토피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전통주 주류시장서 강세
경쟁이 치열한 주점 업계에서 전통주 판매점이 인기다.
주점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양주, 맥주, 소주 등을 떠올리기 쉽지만 최근에는 인간문화재가 제조한 술이나 지역 명물주를 독점 계약해 공급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퓨전 포장마차 '피쉬앤그릴'은 작년 하반기부터 충남 아산의 채수성 옹 원양주류에서 주문 생산한 '좋은 대나무술'을 각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다.
좋은 대나무술은 충남 아산에서 직접 재배한 쌀에 대나무, 국화와 감초 등 한약재를 넣어 발효한 맑은 약주다.
피쉬앤그릴 조상철 팀장은 "주 고객층인 20대 여성층에 맞게 전통 약주를 개선했다"며 "도수도 낮고 자연 재료로 만들어 깔끔한 맛이 나기 때문에 여성 고객의 반응이 좋다"고 밝혔다.
퓨전탁주전문점 '뚝탁'도 경기도 무형문화재인 강석필 옹이 빚은 400년 전통의 '참살이탁주'를 판매하고 있다.
경기미 100%로 술을 빚을 뿐만 아니라 일반 막걸리와 달리 살균처리를 하지 않아 효모가 그대로 살아있다.
또 속성발효, 탄산 주입 등 상품화 된 막걸리에서 사용하는 기계적인 생산법을 배제하고 전통 방식인 저온 장기 숙성으로 발효해 탄산 발생을 줄여 트림 등을 줄이고 탁주 특유의 텁텁함을 줄여 젊은층에게도 크게 어필하고 있다.
◆ 재료 및 조리법 신용도가 생명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최근의 음식 트렌드는 안전과 자연이다"며 "최근에는 무공해로 재배한 유기농 채소가 더 잘 팔릴 뿐만 아니라 조리법이나 보관, 숙성법도 전통 그대로의 방식을 활용해 자연스런 맛을 내는 것이 대세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국내산이나 유기농 재료만 사용한다거나, 자연 그대로의 조리법을 사용한다는 것은 또 하나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강 대표는 업주의 신뢰도를 강조했다.
강 대표는 "비싸도 가치 있는 상품, 안전한 음식을 먹으려는 경향이 주요 소비 키워드로 떠오른 지금, 재료나 음식에 대한 신뢰를 쌓아 고객을 공략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최근 고급재료를 사용한 음식을 선호하는 ‘로하스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국내산 고급 밀을 사용해 각종 국수를 판매하는 ‘우리愛 밀과 보리’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