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병문안을 갔던 일가친척이 한꺼번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감염돼 숨지거나 각 지역 병원에 흩어져 격리된 사연이 드러나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14일 경기도 부천시 메르스비상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지난달 27∼28일 삼성서울병원에 체류했던 A(64·여)씨가 메르스 139번 확진자로 판정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폐암과 폐렴 등을 앓는 남편 B(66)씨를 문안하러 병원에 왔다가 메르스 '슈퍼전파자'인 14번 확진자와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병원에는 A씨의 두 아들 C(36)씨와 D(35)씨도 함께 있었다.
C씨는 메르스 증상을 보이다가 지난 6일 메르스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경기도의 한 국가지정 격리병동에 A씨와 각각 따로 격리돼 치료받고 있다.
D씨는 다행히 검사 결과 메르스 음성 판정을 받아 격리가 해제, 거주지인 부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안타깝게도 지난달 28일 서울삼성병원에서 퇴원해 부천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했지만 끝내 숨졌다.
그러나 이들 가족의 불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A씨의 동생인 E(61)씨가 지난달 26∼28일 매형 B씨를 병문안 갔다가 메르스 81번 확진자로 판명된 것.
E씨는 지난달 29일 부천에서 B씨의 장례식을 치른 뒤 지난 2일 부산으로 돌아와 메르스 증세를 보여 부산의료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았다.
부산지역 첫 메르스 감염자로 등록됐던 E씨는 이날 오후 2시 13분 끝내 숨졌다. 메르스가 확산한 이후 15번째 사망자다.
A씨의 다른 동생 F(56·여)씨와 남편 G(57)씨도 비슷한 기간 B씨를 병문안 왔다가 메르스에 감염돼 각각 116번, 125번 확진자로 판명됐다.
F와 G씨는 현재 경기도의 한 대형병원에 격리돼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 부천시 메르스비상대책본부 관계자는 "가족과 친척의 병문안을 왔다가 대부분 메르스에 감염되거나 숨져 안타깝다"며 "나머지 가족들이 불운을 딛고 부디 완치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