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작가, 단편소설 '전설' 표절 시비 휘말려

입력 2015-06-16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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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엄마를 부탁해'로 이름을 알린 작가 신경숙(52)씨가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소설가 이응준(45)씨는 15일 허핑턴포스트 코리아를 통해 신 작가의 단편소설 '전설'(1996)의 한 대목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단편소설 '우국'(1983)의 일부 내용과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해당 부분은 이렇다.

"두 사람 다 실로 건강한 젊은 육체의 소유자였던 탓으로 그들의 밤은 격렬했다. 밤뿐만 아니라 훈련을 마치고 흙먼지투성이의 군복을 벗는 동안마저 안타까와하면서 집에 오자마자 아내를 그 자리에 쓰러뜨리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레이코도 잘 응했다. 첫날밤을 지낸 지 한 달이 넘었을까 말까 할 때 벌써 레이코는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고, 중위도 그런 레이코의 변화를 기뻐하였다."

-미시마 유키오, '우국(憂國)' 중 일부

"두 사람 다 건강한 육체의 주인들이었다. 그들의 밤은 격렬하였다. 남자는 바깥에서 돌아와 흙먼지 묻은 얼굴을 씻다가도 뭔가를 안타까워하며 서둘러 여자를 쓰러뜨리는 일이 매번이었다. 첫날밤을 가진 뒤 두 달 남짓, 여자는 벌써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 여자의 청일한 아름다움 속으로 관능은 향기롭고 풍요롭게 배어들었다. 그 무르익음은 노래를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 속으로도 기름지게 스며들어 이젠 여자가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노래가 여자에게 빨려오는 듯했다. 여자의 변화를 가장 기뻐한 건 물론 남자였다."

-신경숙, '전설' 중 일부

이 작가는 신 작가의 다른 소설에 대한 표절 의혹도 제기했다. 이 작가는 "재미 유학생 안승준의 유고집 '살아는 있는 것이오'의 서문은 고인의 부친 안창식이 쓴 것인데 이를 신경숙이 자신의 소설 '딸기밭'에 모두 여섯 문단에 걸쳐 완전 동일하거나 거의 동일한 문장으로 무단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경숙의 장편소설 '기차는 7시에 떠나네'와 단편소설 '작별 인사'가 파트릭 모디아노와 마루야마 겐지의 소설들 속 문장과 모티프와 분위기 들을 표절했다는 고발 등"을 언급했다.

이 작가는 "누가 누구의 흠결을 잡아내 공격하는 성격의 일이 정녕 아니다"라며 "신경숙의 개인사가 아니라 한국문학사 전체를 병들게 하는, 나아가,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의 한국문학 작가들과 그들의 독자들에게까지 채워질 저 열등감의 족쇄를 바수어버리는 일일 뿐이다."라며 의혹을 제기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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