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불씨. 금감원 ‘고무줄 5%룰’

입력 2015-06-1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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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무시 메뉴얼에 상장사만 혼란…엘리엇 지분 놓고 위법성 논란

금융감독원 대량보유현황(이하 5%룰) 공시 매뉴얼이 엘리엇매니지먼트와 삼성물산간 경영권 분쟁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감원이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라 5%룰 공시를 한 상장사에게 법이 아닌 금감원 실무메뉴얼을 따라 정정공시를 내도록 지시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자본시장통합법상 의결권이 있는 발행주식을 기준으로 산정하고 있지만 실무 매뉴얼에 단순하게 발행주식총수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주식이 많은 상장사의 경우 외부 투자자가 법상으로 5%가 넘는 지분을 보유해도 신고할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 등 경영권을 공격할 목적이 있는 측이 회사측 모르게 대량의 주식을 사전에 매집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현행 자본시장통합법은 의결권의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5%이상을 취득할 경우 반듯이 금융당국에 신고하고 공시를 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이에 대한 금감원의 실무 매뉴얼은 의결권이 있는 발행주식의 총수가 아닌 단순히 발행주식 총수의 5%로 명시하고 있는 등 자본시장통합법과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결권이 없는 자기주식이 많은 상장사의 경우 자본시장통합법과 금감원 실무메뉴얼의 5% 기준이 다른 셈이다.

실제 엘리엇의 경우 취득한 삼성물산 주식의 지분율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엘리엇은 사전에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지분에 대해 금감원 실무메뉴얼에 따라 4.95%으로 밝혔다. 하지만 의결권이 없었던 자사주를 제외하고 의결권 있는 주식만을 대상으로 집계하면 5%가 넘는다. 엘리엇이 금감원 실무메뉴얼을 빌미로 회사측이 모르게 삼성물산 지분을 사전에 최대한 확보할 수 있었던 셈이다.

지난해 T사는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라 발행주식 200만주 중 자사주 9만8000주를 제외한 의결권 있는 발생주식 총수 190만주를 기준으로 보유비율을 산출해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자기주식을 보유비율을 산정할 때 포함해 다시 공시해야 한다고 회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이 자본시장통합법 대신 실무메뉴얼을 따르도록 강제를 한 셈이다. 이과정에서 투자자들이 회사측에 위임한 의결권을 철회하는 상황까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행주식에서 자기주식 비율이 많은 상장사의 경우 금융감독원 실무메뉴얼이 회사측 모르게 경영권을 공격할 수 있는 비율까지 지분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는 셈이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가 작성한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 관련 법적 쟁점과 과제’ 보고서는 5%룰 보고의 대상 주식 등은 의결권이 있는 주식과 관계가 있는 주식이므로 의결권이 없는 자기주식은 주식 등의 총수에 산입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히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객관적으로 보면 (5% 적용시)자사주를 제외하는 것이 맞아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현행 5% 산정 기준 법률 조항이 실무메뉴얼과 배치되는 부분이 있어 오래전부터 개정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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