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회장은 16일(현지시간) 에어버스ㆍ보잉으로부터 13조원 규모의 항공기 100대를 신규 도입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 위해 참석한 파리에어쇼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회항 사건 이후 세 자녀의 역할 변화를 묻는 질문에 “덮어놓고 (기업을) 넘기지 않겠다”면서도 “세 명의 각자 역할과 전문성을 최대로 살리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당초 “여기(항공기 구매 계약 현장)서 얘기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질문이 계속되자 “덮어놓고 다음 세대에 (기업을) 넘겨주는 것이 아니라 능력이 있어야 물려준다. 세 명이 각자 전문성이 있으니 전문성을 최대로 살리겠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눈물을 흘려보고 찬밥도 먹어보고 고생도 해보고 자기가 하고 싶은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등 세 자녀를 두고 있다.
조원태 부사장이 이날 항공기 도입 계약 체결식에 참석한 의미에 대해서는 “비행기에는 마케팅, 정비 등 여러 측면이 있는데 훈련을 시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에서 견과류 서비스를 문제 삼아 타고 있던 대한항공 KE086을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하도록 지시하고,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가 지난달 22일 항소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등기이사 직위 등을 유지해 ‘무늬만 퇴진’이라는 비판에 직면한 뒤 모든 직함을 내려놓은 상태다.
조 회장은 회항 사건 전후 달라진 점에 대해 “‘소통 광장’을 만들어 직원이 원하는 바를 듣고 경직된 것을 뚫어주고 고쳐주라고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