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한국인 남성들에게 성폭행당했다는 현지 여성의 주장이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반한 감정이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대사관과 한인회는 이 여성이 돈 문제로 거짓말을 한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필리핀 GMA 방송은 지난 15일 필리핀 중부 관광도시 앙헬레스에서 한국인 8명이 필리핀 미혼모(22)를 성폭행했다고 경찰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여성은 인터넷 데이트 사이트에서 알게 된 한국인 남성이 지난 14일 밤 한 음식점에서 자신에게 강제로 술을 먹이고 눈을 가린 채 호텔로 데려가 다른 한국인 7명과 함께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이 방영되고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도 퍼져 나가면서 한국인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불거졌다.
그러나 한국대사관과 지역 한인회가 자체 조사에 나선 결과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한인회는 피해 여성이 성폭행당했다는 15일 오전 1시께 한 술집에서 다른 필리핀 여성 1명, 한국인 남성 2명과 함께 술을 마시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 TV 영상을 확보했다.
한국대사관과 한인회는 17일 이 영상을 필리핀 경찰에 제출하고 정확한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한국인 남성은 관광객으로, 이날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피해 여성의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성폭행당했다는 시간에 호텔이 아닌 술집에 있었던 것으로 볼 때 허위 신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여성이 한국인 남성과 호텔에서 보낼 때 돈 문제로 오해 또는 다툼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 실추와 반한 감정의 확산을 막으려고 현지 언론에 자체 조사 결과를 알렸다"며 "필리핀 경찰이 수사를 마치면 정정 보도 요청 등 정식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