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검찰이 국제축구연맹(FIFA)의 2018년(러시아)과 2022년(카타르)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 자금세탁과 배임 혐의 정황을 포착했다고 발표함에 따라 유럽 금융권에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날 스위스 검찰은 FIFA 비리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FIFA 관계자의 윤리강령을 위반한 내용과 100건 이상의 의심스러운 은행 거래 정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마이클 라우버 스위스 검찰총장은 “취리히 본사에서 가져온 컴퓨터 자료를 분석해 총 104건의 FIFA 자금 세탁 혐의를 포착했다”며 “모든 금융업 관계자의 여러 은행의 계좌로 표시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스위스 검찰의 이런 언론 발표는 지난해 11월 검찰이 FIFA의 비리 혐의를 조사한 이래 처음이다.
지난 2010년 FIFA 집행위원 22명은 스위스 취리히에서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본선 개최지로 러시아와 카타르를 각각 선정했다. 당시 축구업계에서는 개최지 선정 투표 결과에 대해 ‘이변’이라고 평가하며 투표 전 유권자 매수 등의 비리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특히 2022년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된 카타르는 개최시기인 6~7월 한낮의 기온이 50도까지 오른다. 이에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는 물론 운영인력, 관람객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라우버 검찰총장은 “나는 FIFA 내부 보고서까지 조사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며 “러시아나 카타르가 받을 부수적인 피해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강제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며 나는 독립적이므로 그 어느 곳도 조사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앞서 영국 중대범죄수사청(FSO)은 FIFA 비리 수사와 관련해 자체 정보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히며 바클레이스, HSBC, 스탠다드차타드 등을 FIFA 비리 혐의자들이 자금거래를 한 금융기관으로 지목한 바 있다. 현재 바클레이스와 스탠다드차타드는 내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