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고향을 말하다] 영원한 삼성의 레전드, 양준혁

입력 2015-06-1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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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혁.

“내 뒤에 누군가 있는 것처럼 항상 든든한 느낌이죠.” 푸른 피가 흐르는 영원한 삼성 라이온즈의 전설, ‘양신’ 양준혁(46)이 대구를 생각할 때 느끼는 감정이다.

시장에서 뛰어놀던 소년은 야구 전설이 됐다. 1993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첫 프로생활을 시작한 양준혁은 데뷔 첫해 타율 0.341로 타격왕에 올랐다. 통산 안타 2318개, 홈런 351개를 때려내며 활약했다. 한동안 한국프로야구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은 그의 차지였다. 골든 글러브를 8번이나 손에 넣었다. 그런 양준혁이 배트를 내려놓을 때까지 그를 든든하게 지켜준 것은 고향 팬이었다.

대구팬은 양준혁이 야구해설위원으로 변신해 적응하기 힘들어할 때도 많은 응원을 보냈다. 야구를 직접 할 때는 쉬웠지만, 경기장 밖에서 보고 해설하기는 쉽지 않았다. 고향 팬은 그런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는 대구팬을 떠올리며 “저는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선수였기 때문에 아직도 팬의 지지를 많이 받는 편”이라며 “해설위원을 시작한 초반에도 항상 대구 팬은 내 뒤를 든든한 백처럼 항상 지켜줬습니다”라고 고마워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고향에도 변화가 있었다. 그가 나고 자란 방천시장은 2010년 ‘김광석 거리’가 생겼다. 양준혁은 “원래는 거기가 ‘양준혁 거리’에요. 뺏겼죠”라며 웃었다. 하지만 이내 “그곳이 ‘김광석 거리’가 됐기 때문에 시장이 살아났어요”라고 강조했다. 그는 “관계자가 듣기 좋아하라고 한 말인지 모르지만, 처음에 저랑 김광석 씨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대요. 그런데 ‘양준혁 거리’가 됐으면 방천시장이 안 살아났겠죠”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양준혁은 그저 고향이 살아난 것이 기쁜 듯 “김광석 씨는 음악이 있으니까 문화가 되거든요. 저한테도 좋은 일이죠”라고 미소 지었다.

대구에서의 추억만큼 단골집도 많다. 양준혁이 가장 먼저 선택한 곳은 고깃집이었다. 그는 “합천 숯불식당 고기가 아주 끝내줍니다. 고기가 다른 데보다 좋아요. 참 좋은 걸 씁니다. 질도 좋고 가격도 저렴해요”라고 칭찬했다. 그는 막창, 찜갈비, 납작만두 등 대구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을 나열했다.

양준혁은 또 “대구에서만 맛볼 수 있다”며 콩국을 자신 있게 소개했다. 콩국은 밀가루 반죽을 도넛처럼 튀겨 콩으로 만든 국물에 담가 먹는 대구의 별미다. 그는 “서울에서는 콩국을 못 봤습니다. 저녁에 출출할 때 먹으면 딱 좋습니다. 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건강에도 좋죠”라고 자랑했다.

대구가 키워낸 ‘양신’ 양준혁. 프로야구의 레전드에서 이제는 어엿한 해설위원으로 야구 인생을 이어가는 그의 뒤엔 영원히 대구가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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