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현대차 주가 어디까지 떨어지나?…ASP와 불확실성 해소가 관건

입력 2015-06-1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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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신형 '제네시스'(사진제공= 현대차)

현대차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미국 품질평가 지수를 석권했고 거물급 자동차 디자이너를 영입한다는 소식이 이어지는 것과 대조적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이같은 호재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일부 불확실성을 해소하기에 역부족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락세는 지속, 저점 통과 여부가 관건=19일 현대차는 전날보다 1500원(-1.14%) 하락한 13만원에 장을 마쳤다. 13만15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한지 하루 만에 다시 신저가 기록을 새로 썼다.

현대차 주가는 이날 오전 13만원을 견디지 못하고 추락, 장중 한때 12만8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0년 6월 12만7000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였다. 주가가 정점에 머물렀던 2012년 5월(27만2500원)과 비교하면 반 토막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날 개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각각 1118억원과 1872억원을 순매수 했다. 반면 외국인의 순매도(2806억원)가 거세게 일어났다. 이날 현대차는 외국인 순매도 상위종목 2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현대차에 대한 불확실성에 해외 투자자들이 먼저 빠져나가는 셈이다.

전날 미국 JD파워 초기품질조사에서 기아차(1위)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주가는 이를 외면한채 추락했다. 폭스바겐 그룹의 벤틀리 람보르기니 디자이너 '루크 돈거볼케' 영입 소식도 낙폭을 붙잡지 못했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현대차 주가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6월말 △배당관련 이슈와 △중국 제5공장(충칭) 착공 △유럽 판매개선 등이 낙폭을 붙잡겠지만 “2분기 전체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7월 초까지 분위기 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글로벌 시장 판매부진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지 못하는 한 하락압력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료=키움증권)

◇판매부진보다 더 큰 문제는 ASP 하락=판매부진보다 더 큰 타격은 ASP 즉 차종별 '평균 판매 단가' 하락이다.

현대차는 2012년부터 '제값받기' 전략을 펼쳤던 미국 현지에서 올초부터 판매 인센티브를 확대했다. 인센티브 확대는 그만큼 할인폭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엔저를 바탕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대한 일본차에 맞서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지난달 현대차의 미국 판매량은 지난해 5월보다 10.3% 줄어든 6만3610대에 그쳤다.

이같은 가격 인하 전략은 중국까지 번질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와 경쟁구도에 있는 중국 현지 업체가 속속 가격을 인하하면서 현대차(기아차 포함) 역시 조만간 현지 판매가격 인하에 나설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의 자동차 평균 재고는 지난 5월말 기준 44일이다. 이는 현재 판매 추이를 바탕으로 44일뒤에 재고가 모두 소진된다는 의미다. 중국 로컬브랜드의 재고는 56일, 현대차 재고는 54일 수준이다. 업계 평균보다 재고가 많은 상황이다. 어떻게 해서든 생산량을 감소시키고 재고차를 판매해야 할 상황이다. 재고가 확대되면 자칫 공장 가동률을 낮춰야 할 상황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최근 중국 현지업체의 판매가격 인하와 관련해 “조인트벤처 형태의 기업들 역시 현지 메이커와 경쟁을 위해 단계적으로 판매가격 인하를 검토 중이다”며 “어떠한 형태로든 경쟁할 수 있는 여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간접적으로 현대차의 중국 현지 가격 조정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KB투자증권 신정관 연구원은 아직 “현대기아차가 아직 가격인하를 발표하지 않으면서 (5월)재고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시장에서 가격 인하를 발표할 경우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현지 조인트벤처 자동차 기업의 판매가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할인폭 확대와 중국의 가격인하 등은 실질적인 수익감소로 이어진다. 여기에 환율 쇼크 역시 현대차 발목을 붙잡고 있다. 차를 팔아도 남는 수익이 이전보다 크게 감소했다는 의미다.

현대차가 앞서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지난해 반기보고서를 보면 현대차의 승용차 해외 평균판매가격(ASP)은 2012년 3120만원을 정점으로 하락 전환, 2013년 3000만원, 2014년 2944만원으로 하락했다. 올들어 평균 판매가격은 2900만원 이하로 하락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UV를 포함한 RV 역시 비슷한 추세다. 2012년 3933만원이었던 평균 판매가격은 이듬해인 2013년 4037만원으로 상승했지만 이때가 정점이었다. 신차효과가 감소하면서 지난해 3889만원으로 추락했다.

(그래픽=이투데이DB)

◇지금이 바닥, 불확실성 해소가 주가 회복의 관건=현대차 주가 하락의 시작점은 지난해 한전부지 인수였다.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부지를 매입하면서 외국인이 먼저 현대차를 등지기 시작했고 하락세는 멈추지 않았다.

한전부지 인수는 보는 시각과 관점에 따라 호불호가 뚜렷하다. 투자업계 일각에서는 한전부지 인수가 결코 무리한 전략이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했고 여기에서 얻을 수 있는 시너지가 더 크다는 의미다. 시점을 멀리 봤을 때 결코 무리한 투자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주가는 하락세로 전환하며 1년새 25만원을 넘나들던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한전부지 인수로 인한 시너지를 인정하지만 10조원이라는 배팅 규모는 “무모했다”는 평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실적 부진과 신흥국을 중심으로한 환차손이 커졌다. 여기에 동일본 대지진 여파에서 벗어난 일본 메이커가 엔저를 바탕으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면서 현대차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차 주가 회복의 요건으로 △글로벌 자동차시장 회복 △신흥국 중심의 환율 쇼크 개선 △중국시장 경쟁 환경 개선 △미국 시장 경쟁력 강화 △후속 신차 조기출시 등을 꼽고 있다.

모델 교체주기를 바탕으로 봤을 때 2015년 상반기는 분명 현대차에게 보릿고개였다. 마땅한 신차가 없었고 주력시장에서 실적 개선을 이끌어줄 모멘텀이 부족했다. 반면 하반기 사정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4~5공장에 이어 미국과 인도에 추가 공장 건설이 문제없이 추진되면 판매 개선을 노려볼 수 있다.

여기에 현재 추세로 2018년 글로벌 950만대, 늦어도 2020년까지 1000만대 판매를 내다보고 있다. 생산시설이 무리없이 추진되면 폭스바겐과 토요타, GM에 이어 4번째로 글로벌 1000만대 메이커 반열에 오를 가능성이 뚜렷하다.

주요 증권사가 내다본 현대차의 목표주가 역시 폭이 광범위하다. 가장 보수적인 관점은 현대증권으로 목표주가는 16만5000원, 가장 긍정적인 곳은 하이투자증권으로 24만원대를 전망했다.

목표 주가는 제각각이지만 현재 수준이 이미 바닥을 찍은 상황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간배당 도입으로 주가회복이 긍정적”이라면서도 “주가회복을 위해서는 △글로벌 판매 부진 △엔달러 약세 심화 등 환율 우려 △ELS 원금손 실구간 진입에 따른 수급악화 우려 △서울의료원 등 한전부지 관련 추가 매입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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