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건강보험업계의 재편이 가속화하고 있다. 상위 업체들이 앞다퉈 경쟁사 인수ㆍ합병(M&A)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미국 2위 건강보험업체 앤섬은 경쟁사인 시그나에 대한 인수 제안이 거절당하자 인수가를 주당 184달러로 상향 제시했다고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시그나 주식 총 수를 감안하면 인수규모는 약 475억 달러(약 52조6300억원)에 이르게 된다.
시그나는 이에 대해 아직 별다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현재 미국 건강보험업계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서로 경쟁사에 대해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 이번에 피인수 대상에 오른 시그나는 최근 매각 의사를 밝힌 휴매나를 노리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애트나도 휴매나에 수일 전 인수 제안을 했으나 그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다. 업계 1위인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최근 애트나 인수 의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유나이티드헬스와 앤섬 애트나 휴매나 시그나 등 5대 업체는 오바마케어의 도입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M&A를 추진할 이유가 충분히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국이 독점을 우려해 이들 업체 M&A 시도 중 1~2건만 승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디애나폴리스가 근거지인 앤섬은 지난해 사명을 ‘웰포인트’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다. 앤섬은 이번 주 초 시그나에 주당 175달러 인수 제안을 했으나 거절당했다. 데이비드 코르다니 시그나 최고경영자(CEO)의 향후 역할을 놓고 이견이 컸다고 WSJ는 덧붙였다. 코르다니 CEO는 M&A로 새롭게 탄생할 회사의 CEO를 하고 싶어하나 앤섬은 이를 보장하는 것을 거부하는 한편 인수가를 올려 시그나 주주들을 설득하려 하고 있다. 현금과 앤섬 주식을 시그나 주식과 교환하는 형태가 된다.
시그나 인수에 성공하면 앤섬은 단숨에 유나이티드헬스 지위를 위협하게 된다. 지난해 유나이티드헬스 매출은 1305억 달러, 앤섬은 739억 달러, 시그나는 349억 달러를 가각 기록했다. 애트나 매출은 580억 달러, 휴매나가 485억 달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