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야심차게 시작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이 ‘앙꼬 없는 찐빵’이 되는 것인가. 미국 유명 여가수인 테일러 스위프트가 애플뮤직을 성토하며 자신의 히트앨범 ‘1989’ 음원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2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1989’앨범을 제외시키기로 결정한 지 수일이 지난 이날 오전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텀블러에 그 배경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애플에 보낸 공개서신 형식의 이 글에서 회사가 애플뮤직 홍보를 위해 3개월의 무료 시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애플뮤직은 이 3개월간 작곡가와 제작자, 가수 등에 아무런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며 “애플처럼 역사상 가장 진보적이고 관대한 회사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에 충격받고 실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이 정책을 바꾸는 것은 늦지 않았다”며 “우리가 애플에 무료 아이폰을 요구하지 않듯이 음악가들에게 음악을 무료로 제공하라고 요구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만 명이 스위프트가 메시지를 올리자마자 공유해 유명 음악가의 영향력을 다시 확인시켰다. 이는 이달 말 출시 예정인 애플뮤직에 악몽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스위프트는 1년 전 애플뮤직과 비슷한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자신의 전 앨범을 내렸다. 힙합가수 제이지가 소유한 스트리밍 서비스 ‘타이달(Tidal)’에서도 애플뮤직과 마찬가지로 ‘1989’가 제외됐다.
다른 가수가 테일러 스위프트의 전례를 따라 애플뮤직에 음악을 제공하지 않을 수 있다. 비틀즈 앨범도 로열티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애플뮤직에서 빠진 상태다.
영국 록그룹 라디오헤드, 아델 등 유럽 음악가들이 대거 소속된 음반사 베거스그룹(The Beggars Group)도 최근 애플뮤직에 음원을 제공하는 것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베거스그룹은 3개월간의 시범서비스 기간 음악 저작권 보유자에게 애플이 아무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으며 애플뮤직 내 소셜기능인 애플커넥트를 통한 음원 제공에도 음악가에 아무런 보상이 없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