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아무리 올라도 경제에 도움 안 돼…소비 늘어나지 않아”

입력 2015-06-2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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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지수, 지난주 폭락 불구 1년간 배 이상 올라…소매판매 증가율 5년 만에 최저 수준

▲중국 소매판매 증가율 추이. 5월 10.1%. 출처 블룸버그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를 둘러싸고 버블 붕괴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증시 강세도 성장둔화로 허덕이는 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증거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주 13% 폭락해 버블 붕괴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상하이종합 지수는 지난주의 슬럼프에도 불구하고 1년 전에 비하면 여전히 122% 오른 상태다.

WSJ는 증시가 이렇게 강세였지만 성장둔화로 허덕이는 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증거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대표적인 예로 소매판매를 들었다. 지난 4월과 5월 중국 소매판매 증가율은 약 10%로 5년 만의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과 같은 선진시장에서 증시가 활황이면 소비지출이 늘어나 경제성장를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된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그런 좋은 영향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HSBC홀딩스의 분석에 따르면 홍콩과 한국, 대만 등 아시아에서 비교적 선진화된 금융시장에서는 증시와 소비지출의 연관성이 뚜렷하지만 그렇지 않은 중국과 필리핀 인도네시아는 증시가 호황이어도 소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HSBC는 홍콩증시 항셍지수가 10% 오르면 민간 소비가 1.1% 늘어나는 반면 중국은 그 효과가 0.2%에 그치고 있다고 추산했다.

그 이유에 대해 신문은 아직도 중국증시가 일부 부자들의 전유물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인 절반 이상이 주식을 거래하지만 중국은 그 비율이 15명 중의 한 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중국은 13억 인구 가운데 현재 증권계좌를 가진 사람이 8900만명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 인구의 약 7% 비중이다. 반면 미국은 금융위기 전 그 비율이 65%에 달했고 지난해도 54%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홍콩은 성인 가운데 3분의 1이 증권계좌를 보유하고 있거나 최근 12개월간 주식을 한 번이라도 매매한 적이 있다.

한편 중국증시에 투자해 이익을 냈던 부자들이 그 돈을 쓰기보다는 저축하고 있는 것도 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이유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지난 2007년 버블 붕괴 당시의 악몽을 기억하고 있는 부자 투자자들이 지출을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모건스탠리의 헬렌 차오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투자자들은 강세장은 짧게 지속되고 약세장이 오래 간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중국증시는 2007년 버블 붕괴 이후 지난해에 이르러서야 회복 모멘텀을 보이기 시작했다. 상하이와 홍콩증시를 연동하는 ‘후강퉁’으로 외국인 투자가 유입되고 인민은행이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낮추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이 증시로 관심을 돌린 것이다.

그러나 1년도 안돼 이런 증시 호황이 끝나면 소비에 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현재 중국 주식투자 대부분이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로 이뤄졌기 때문. 증시가 붕괴하면 투자자들은 대출을 갚고자 허리띠를 더욱 졸라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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