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는 똑같이 약세인데, 한쪽선 내리고 한쪽선 올리고…명품 브랜드 가격 왜 이래∼

입력 2015-06-2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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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환율변동” 이유라지만 속내는 고객유인 위한 가격조정…일관성 없는 정책에 “헷갈리네”

명품 브랜드들의 일관성 없는 가격 정책이 계속되고 있다. 유로화 가치 하락이라는 공통된 상황 속에서 샤넬은 가방품목에 한해 가격을 인하했고, 같은날 프라다는 올려 촉발된 이 같은 명분 없는 가격 정책이 최근 화장품 및 시계·주얼리 브랜드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명품 시계·보석회사인 리치몬트그룹은 계열 브랜드 IWC, 예거르쿨트르, 파네라이, 바쉐론콘스탄틴, 피아제의 국내 가격을 최근 5~10%가량 인하했다. 까르띠에는 면세점 판매가를 5% 낮췄고, 지난 3~4월에는 스위스 시계 파텍필립과 태그호이어, 프랑스 잡화 고야드 등이 국내 판매가격을 최대 30% 가까이 내렸다. 반면 스위스 시계 롤렉스는 올 들어 면세점 및 판매가격을 최대 5% 일괄 인상했다.

구찌, 휴고보스, 돌체앤가바나(D&G) 등은 지난 1일부터 각각의 온·오프라인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향수제품 가격을 올렸다. 인상은 일부 남성제품을 제외한 대부분 품목에 걸쳐 단행돼 평균 4% 수준에서 최대 11%까지 올랐다.수입 화장품들은 매년 가격을 꾸준히 올리는 추세다. 이번에 값이 오른 구찌, 휴고보스, D&G는 지난해 3월에도 5%가량 가격을 인상했다. 올해 3월 1일에는 에르메스, 겐조, 로레얄 파리 등 수입 향수 등 뷰티 브랜드가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에스티로더 그룹의 크리니크, 오리진스, 랩시리즈, 라 메르, 바비 브라운과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의 화장품 브랜드 프레쉬, 이탈리아 불가리(향수) 역시 올해 1월 1일부터 면세점 화장품 가격을 소폭 인상했다. 이들 브랜드는 환율과 관세 등 원자재 가격의 변동이 없음에도 연례 행사처럼 가격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앞서 일부 수입화장품 브랜드들은 가격을 내렸다. 랑콤, 키엘, 비오템, 슈에무라 등 수입 화장품 브랜드들은 일부 제품의 면세점 가격을 인하했다. 랑콤의 선크림인 ‘UV 엑스퍼트 SPF50’은 60달러로 기존 가격인 62달러에서 2달러(3.2%) 내렸다. 슈에무라의 인기 제품인 ‘브라이트닝 클렌징 오일(450㎖)’은 82달러에서 79달러로, 비오템 ‘아쿠아수르스 스킨(400㎖)’은 37달러에서 36달러로 가격이 내렸다. 랄프로렌, 조르지오아르마니, 엠포리오아르마니 등 다른 브랜드의 화장품과 향수 제품 일부도 가격을 인하했고, P&G의 일본계 화장품 브랜드 SK-Ⅱ도 면세점 화장품 가격을 평균 약 4∼5%가량 인하했다.

업계에서는 명품 브랜드들의 이 같은 일관성 없는 가격정책이 현재 사업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고 보고 있다. 환율변동을 내세워 가격을 올리거나 내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는 적용하지 않은 환율을 인하할 때 표면적인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며 “한국에서 매출이 예전 같지 않자 일부품목의 가격을 내려 고객을 유인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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