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서울병원 메르스 사태 특별기자회견에서 직접 사과문을 발표하고 "국민께 사죄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 부회장이 공식석상에 나와 사과문을 읽은 것은 1991년 12월 삼성전자 총무그룹에 사원으로 입사한 이후 처음이다. 삼성 오너일가로는 2008년 4월 22일 이건희 회장이 삼성 특검 여파로 경영 퇴진과 함께 대국민 사과를 한지 7년여 만이다.
이날 이 부회장이 직접 나와 머리를 숙인 것은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확산의 진원지라는 국민적 비판 등 사태의 심각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지난달 말 삼성서울병원의 운영 주체인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자리를 아버지로부터 넘겨받은 만큼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날 기자회견의 사회를 맡은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도 이 부회장을 소개하면서 “이재용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이 입장 발표를 하겠다”는 점을 명시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사과문 발표를 앞두고 직접 수일간에 걸쳐 발표문을 가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부회장은 메르스 환자들에 대해 사과의 마음을 전할 땐 잠시 목이 메기도 했다. 사과문에 ‘저의 아버님께서도 1년 넘게 병원에 누워계신다’는 문구를 넣은 이 부회장은 “환자 분들과 가족 분들께서 겪으신 불안과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있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했다.
한편, 이날 특별기자회견에 참석한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은 쇄신위원회를 구성해 위기관리 시스템을 전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송 원장은 “메르스 사태 수습 이후 외부전문가 포함 쇄신위원회 만들어 근본사태 철저히 규명하고 위기관리 시스템 전면 개선해 나가겠다”며 “이번 사태 발단이 된 응급실 진료환경을 대대적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재 삼성병원은 호흡기 관련 환자와 일반환자가 접촉하지 않도록 출입구를 분리하는 응급실 시스템 개혁을 추진하고, 환자가 응급실에 머무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 부족한 격리병동 시설 확충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