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부터 맹기용까지' 대한민국은 표절 몸살, 처방약은 없나요 [e기자의 그런데]

입력 2015-06-2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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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메르스만큼이나 주요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를 장악한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표절' 이죠.

표절 논란은 꼬리에 꼬리를 물더니

이제는 장르를 불문하고 대중문화 전반으로 '표절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사진=MBN)

우선 신경숙 작가의 표절 논란.

신경숙 작가는 '엄마를 부탁해'를 비롯한 각종 베스트셀러로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한 그야말로 스타작가죠.

그런데 지난 16일 소설가 이응준씨.

신 작가의 1996년작 '전설'이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憂國)'을 표절했다고 의혹을 제기했죠.

(사진=뉴시스)

신 작가와 해당 출판사 '창비'의 초기 반응은 그야말로 '말도 안된다'였습니다.

특히 신경숙 작가는 문제의 '우국'은 알지도 못한다며 논란에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죠.

하지만 문단에서도 '명백한 표절' 이라며 쓴소리가 이어졌고,

비판 여론도 거세지자 신 작가가 사과에 나섰죠.

하지만 "아무리 지난 기억을 뒤져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은 나지 않는다"

신경숙 작가의 영혼없는 '유체이탈식' 사과

오히려 독자들의 화를 돋웠다는 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KBS )

방송계에도 표절 논란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서인국 장나라 주연의 새 월화드라마 '너를 기억해'가

방송 하루 만에 표절 의혹에 휩싸인 것이죠.

23일 새벽 1시경 KBS 2TV '너를 기억해' 공식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

"드라마 작가 지망생입니다. 스태프님 꼭 봐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사진=KBS 홈페이지)

자신을 작가지망생으로 밝힌 글쓴이.

해당 드라마 권기영 작가에게 저작권 등록일을 묻는 장문의 글을 올렸죠.

자신이 2년을 준비하고 작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타 방송사 공모전에 제출한 작품이라며

드라마 속 인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제시하며 표절 의혹을 제기한 것이죠.

이에 권기영 작가는 "다른 제작사나 방송사로부터 작품에 관한 어떤 소스도 들은 바 없다"며 '표절 의혹'을 반박했습니다.

(사진=JTBC 냉장고를 부탁해)

그런가하면 요즘 '대세' 예능으로 자리잡은 JTBC '냉장고를 부탁해'도 표절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 중인 맹기용 셰프.

지난 22일 방송에서 오징어를 이용한 '오시지'를 선보여

소녀시대 써니를 비롯해 출연진들의 극찬을 받았죠.

(사진=JTBC 냉장고를 부탁해/ 꼬마츄츄 블로그)

오시지는 오징어를 어묵처럼 말아서 소시지 모양으로 만든 음식입니다.

그러나 방송 직후 네티즌 사이에서 맹기용 셰프의 레시피가

유명 요리 블로거인 꼬마츄츄의 오징어 소시지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죠.

심지어 일부 소스를 제외하면 완성된 모양까지 비슷하다는 의견까지 나왔습니다.

이에 JTBC 제작진 측은 "레시피는 전적으로 셰프들의 몫"이라며

이번 표절 논란에서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는데요.

현재 맹기용 셰프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어떠한 입장 표명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진=MBC 무한도전)

그런데 말입니다.

표절 논란. 새삼스럽지 않다는 느낌이 드는 건 무엇 때문일까요.

사실 우리 문학계에서부터 학계에 이르기까지 표절 논란은

잊을만하면 수면 위로 떠오르는 문제죠.

실제로 숱한 화제를 모았던 2013년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

당시 유희열의 '표절 개그'가 화제가 되더니

함께 출연했던 프라이머리가 작곡한 'I GOT C'

표절 논란이 불거져 음원 판매를 중단했고요.

(사진=MBC 라디오스타)

걸그룹 시크릿.

2010년 히트곡 '마돈나'와 '매직'이 서로 느낌이 비슷하다며 '자기곡 표절'의혹을 받았죠

당시 소속사는 "시크릿만의 스타일을 고수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표절논란 때마다 해명도 늘 비슷합니다.

표절 의혹을 받는 당사자 대부분이

"유사성은 인정, 그렇지만 표절은 아냐"

"전체적으로 봤을 때 '전혀'다르다"라는 애매한 입장을 내놓는다는 겁니다.

(사진=MBC 무한도전)

물론 표절 의혹을 받는 입장에선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진짜 그들의 주장대로 원작이나 기존 작품을 본 적도 없고

기존 작품과 전체적으로 다르다는 주장이 맞을지도 모르죠.

이 때문에 표절 문제를 작가 개인의 양심에 맡길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몇 문장, 몇 단락, 몇 마디의 유사성을 표절로 인정할 지 등

표절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거죠.

(사진=MBC 무한도전)

'지적 재산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 부족도

표절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사실 우리가 페이스북 등 SNS에 무심코 올린 사진이나 그림, 그리고 문구.

'출처'를 밝히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그냥' 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적재산권 보호법이 있지만

제대로 된 실효성을 갖추려면 갈길이 멀다는 지적이죠.

하지만 표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고,

'지적재산권'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제고되지 않는다면

표절논란은 계속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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