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6월 27일 法古創新(법고창신) 옛것을 본받아 새것을 창조한다

입력 2015-06-2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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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연암 박지원(燕巖 朴趾源ㆍ1737~1805)을 ‘한국의 셰익스피어’라고 찬탄한 사람이 있다. ‘열하일기’를 비롯한 저작물이 많기도 하지만, 글을 쓰는 감각과 발상이 남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독창적 문장론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법고창신(法古創新) 이론이다.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뜻으로, 옛것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고 새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다. 연암집(燕巖集) 권 1 초정집서(楚亭集序)에 나온다.

“옛것을 본받는 사람들은 옛것에 구속되어 벗어나지 못함을 근심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이들은 그 불경(不經)됨을 걱정한다. 실로 능히 옛것을 본받으면서도 변화할 줄 알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면서도 능히 전거(典據)가 있다면 이 시대의 글이 옛 시대의 글과 같게 될 것이다.”

연암 당시의 문인들은 진한(秦漢)의 문장과 당송(唐宋)의 시를 모범으로 여기고 있었다. 연암에 의하면 그들은 글을 쓸 때마다 ‘문득 고어를 생각하고 억지로 경전의 뜻을 찾아서 근엄함을 가장하고 글자 하나하나마다 위엄을 뽐낸다.’ 그러니 어떤 대상이든 참다운 묘사를 할 수 없다. 연암은 고문에 대한 단순한 모방, 즉 방고(倣古)를 가장 경계했다.

그가 유한준(兪漢雋ㆍ1732~1811)의 글을 읽고 쓴 편지를 읽어 보자. “문장은 기이하지만 사물의 명칭에 중국말을 빌려 쓴 것이 많고 인용한 전거도 맞지 않는 데가 있으니 옥에 티가 되었다.” 이어 연암은 “문장을 짓는 데도 법도가 있다, 글 쓰는 일은 행상이 제 물건 이름을 외치듯 해야 한다. 땔나무를 지고 다니면서 소금을 사라고 외친다면 온종일 돌아다녀도 나무 한 짐 팔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고창신은 논어 위정(爲政)편에 나오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과 뜻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fused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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