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 동북선 제동…경남기업 어쩌나

입력 2015-06-2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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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동북선 우선협상대상자격 취소 추진…공공공사 현장·신규수주 등 타격 우려

경남기업이 올 봄 상장폐지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성완종 전 회장의 사건 등으로 고초를 겪은 데 이어 공사현장에서도 제동이 걸렸다.

서울시가 경남기업에 부여된 동북선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직권 취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경남기업의 입장에서는 ‘설상가상’의 상황에 놓인 것이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총사업비 1조5754억원이 투입되는 동북선은 왕십리역과 상계역을 잇는 13.34㎞ 길이의 경전철이다.

시는 지난 2010년 경남기업이 주간사로 참여한 ‘동북뉴타운신교통’을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며, 연내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내년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성완종 사태 등의 여파로 경남기업이 법정 관리에 들어가면서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경남기업은 일단 사업을 계속하겠다고 뜻을 시에 전한 상태다. 이 건설사는 “사업은 8개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진행 중이고 그 중 주간사가 경남기업”이라며 “현재 컨소시엄 회원사들과 공동운영회의에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는 현실적으로 경남기업이 사업을 계속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법률 검토를 거쳐 다음달 중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직권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직권 취소가 이뤄지면 차순위협상자인 현대엔지니어링(당시 현대엠코)에 협상권이 넘어가거나 다시 공고를 내 새로 사업자를 선정하게 된다. 어찌됐든 연내 실시협약 체결 후 내년에 착공하겠다는 일정은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경전철 동북선 사업 우선협상자대상 선정 시 우선협상자에 문제가 생길 경우 차순위에게 사업을 넘긴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면서 “현재 상황에서 제3자를 선정하면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당시 사업 제안서를 제출했던 현대엠코와 협상을 다시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경남기업이 지난 4월 법정 관리에 들어가면서 시간이 지연된 데다 여러 법적인 절차를 밟아야 하는 만큼 예정된 일정대로는 진행되기 어려워 보인다.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지만 시민들이 겪게 될 불편을 최소화하고 사업 조속히 정상화 시키기 위해 직권 취소 방안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남기업은 경전철 동북선 사업 외에도 기존에 수주한 공공 부문 공사 현장들 역시 공사를 이어나가기에 역부족한 상황이 다. 회사는 지난해 9월 서울도시철도 7호선 석남연장 공사를 수주했다. 하지만 법정관리 여파로 7호선 석남 연장 개통이 9개월 가량 늦어지자 인천시의회에서는 지난달 경남기업 대체 시공사를 선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또 작년 2월 수주한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집단에너지시설 수급 공사에도 차여하지 않고 있으며 사업비 889억원을 들여 2004년 착공해 올해 12월 준공할 예정이던 충북 단양∼가곡 간 국도 59호선 공사도 전면 중단됐다.

한 대형건설사 공공수주팀 관계자는 “공고마다 차이가 있는데 경남기업의 경우 세부계획이나 자금계획 등을 서울시에 제출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번 사안뿐만 아니라 향후 경남기업은 신용조건 등을 따지는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등을 통과하지 못해 신규사업 수주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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