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지난해 최고와 최악의 성적을 낸 최고경영자(CEO)를 꼽아본 결과 연봉과 성과가 꼭 일치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의 의뢰를 받아 컨설팅업체 헤이그룹이 미국 300대 기업 CEO의 연봉과 주주이익을 집계했다. 매출이 최소 91억 달러를 넘고 지난 4월까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임직원 연봉 관련 보고서를 제출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300곳을 추려냈다.
전반적으로 주주이익이 높은 곳일수록 CEO들도 연봉을 많이 받았다. 주주이익률 상위 10대 기업 CEO 모두 지난해보다 연봉이 올랐다. 주주이익률 하위 10개는 2곳을 제외하고 모두 CEO 연봉이 깎였다. 이는 기업 CEO의 연봉이 실질적인 성과와 연동돼야 한다는 주주들의 압력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주주이익률은 주가 상승폭과 주주 배당금을 종합해 집계한다.
그러나 여전히 기업 실적과 CEO 연봉이 들어맞지 않는 예외 사례가 존재했으며 수년에 걸친 수당이나 스톡옵션 등으로 한 해 성과가 안 좋았음에도 많은 돈을 받아간 CEO들이 있다고 WSJ는 전했다.
특히 연봉을 많이 주는 것이 기업 성과와 연결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보고서에서 연봉 상위 10명 CEO 가운데 주주이익률 상위 10%에 든 사람은 액타비스의 브렌트 손더스 단 1명에 불과했다.
비아콤의 필립 다우먼과 제너럴일렉트릭(GE)의 제프 이멜트는 심지어 주주이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음에도 연봉은 오히려 올랐다고 WSJ는 꼬집었다.
반면 약품유통업체 매케슨의 존 헤머그렌 CEO는 주주이익률이 64.6%에 달했는데도 연봉은 2590만 달러로 전년보다 49.9% 줄었다. 이는 헤머그렌이 높은 수당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을 달래고자 자신이 받는 수당을 전년의 1590만 달러에서 4500만 달러로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조사대상 기업 300곳 CEO 연봉 중간값은 1360만 달러로 전년보다 13.5% 올랐다. 이는 미국 민간기업 종업원 월급 인상폭이 2.2%에 그친 것과 대조된다. 다만 이들 기업 주주이익률 중간값은 16.6%로, CEO 연봉 인상폭을 웃돌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리버티글로벌의 마이클 프라이스가 약 1억1220만 달러로 최고 연봉 CEO에 올랐다. 프라이스 CEO 연봉은 전년보다 139.4% 올랐다. 이 회사 주주이익률은 13.3%다.
약국ㆍ잡화점 체인 라이트에이드의 존 스태들리는 주주이익률이 292%에 달했으나 연봉은 830만 달러에 불과했다. 한편 트랜스오션의 스티븐 뉴먼은 주주이익률 -60%로 최악의 CEO로 꼽혔으나 연봉은 1420만 달러로 스탠들리의 배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