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에 있어서도 ‘중원(中原)’진출은 매우 중요한 과업에 해당한다. 122만 세대에 이르는 서울시 아파트의 21.5%가 집적돼 있는 강남은 건설업체에 있어서 진입 자체가 꿈인 중원이다.
강남에서도 대치동은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중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곳에서 500세대가 넘는 대단지를 갖고 있는 건설사도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 이 대치동 한복판에, 전국 집값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대치동 센트레빌을 지어 올린 동부건설의 건설업계에서의 위치가 18위에 불과(?)한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동부건설에 있어서 대치동부센트레빌은 회사의 오늘을 있게 한 생명과도 같은 아파트인 셈이다.
◆시공사 선정부터가 드라마
동부의 상징과도 같은 아파트인 대치동부센트레빌은 대치동 주공 고층 아파트의 재건축 아파트다. 45~60평형 전체 805세대 규모인 이 아파트는 남부순환도로와 인근 매봉산과 접해 있는 천혜의 주거환경으로 재건축 시공사 선정부터 마치 건설업체들의 대리 전쟁처럼 치뤄질 정도였다.
특히 이 아파트는 대치-도곡동의 맹주를 꿈꾸던 삼성물산이 공을 들여온 아파트로 이에 대항하는 동부건설은 마치 창과 방패, 갑옷으로 중무장한 ‘골리앗’앞에 투석기를 들고 맞서는 ‘다윗’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하지만 동부건설은 삼성물산보다 낮은 분담금을 내걸고 회사의 이윤보다 이름을 위해 최고의 아파트를 짓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에 동부건설은 시공사 선정 단계에서 269표를 얻어 238표를 얻은 삼성물산을 간신히 제치고 회사의 운명을 결정할 아파트를 짓게 됐다.
동부건설이 지은 대치동부센트레빌은 당시까지 모든 아파트의 전형으로 여겨졌던 판상형 구조를 과감히 깨고 타워형 아파트 구조를 도입한다. 이것이 30층이 안되는 동부센트레빌이 일견 주상복합처럼 보이는 이유다.
대치 동부센트레빌은 센트레빌이 지닌 모든 특장점이 가장 잘 녹아있는 단지로 꼽힌다. 대치동 동부센트레빌은 대모산의 조망과 양재천의 생태공원, 도곡공원 등 풍부한 녹지를 배경으로 대지 1만5000여평에 조경면적만 5900여평, 녹지율이 40.3%를 넘는 자연친화형 단지로 5곳의 특화된 광장과 그 외에 어린이 놀이터 및 주민운동공간을 설치했다.
아파트 단지로는 최초로 지하철 입구와 단지내부를 연결하여 입주자의 단지내 보행동선 거리를 단축하였으며 지하주차장에서 단지내 세대로 바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였다. 대치동 동부센트레빌은 주문형 인테리어제를 도입하여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과 컨셉에 맞게 내부의 평면을 변경할 수 있도록 가변형 구조를 도입했다.
◆평당 5000만원 눈 앞. 아이파크 삼성과 최고가 일반 아파트 전쟁
대치동부센트레빌은 지난 2005년 2월 입주 후 곧장 우리나라 최고가 아파트 경쟁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현재 이아파트 45평형은 평당 4722만원, 또 53평형은 평당 4764만원 그리고 60평형은 5375만원의 평당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평형 평균 5300만원 선의 평당 매매가로 국내 최고가 아파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동 아이파크 삼성보다 다소 낮은 가격이다.
즉 대치동부센트레빌은 전국 제2위의 아파트인 셈이다. 아이파크와 타워팰리스와 같은 묵직한 브랜드와 겨룰 정도로 대치동부센트레빌은 입지 뿐 아니라 브랜드가치도 이미 따라올 수 없는 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동부건설은 대치동부센트레빌이 완공된 후에도 무리한 사업확장을 벌이지 않고 있다. 이제 강남 재건축 수주전에서도 ‘기득권’을 차지하게 된 동부건설이지만 여전히 신중한 사업 추진을 하고 있는 상태. 바로 입지와 규모 등을 감안해 회사 이름에 누가 되지 않을 아파트를 짓겠다는 게 동부건설의 사업 전략이다.
실제로 대치동부센트레빌 이후 이촌동, 논현동 등에 들어선 후속 물량도 현재 지역 내 최고위를 다투는 아파트로 성장하고 있으며, 현 수주물량도 흑석 재개발구역 등 알짜 구역만 갖고 있어 센트레빌이면 수는 적어도 내실 있는 아파트란 등식을 만들 것이란 게 동부건설의 포부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대치동부센트레빌 입주 이후 센트레빌이 브랜드 파워에서 삼성, GS 등 대형 건설업체 밀린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면서 “진정한 고급 아파트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