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부사장은 왜 증권사 보고서에 '폭발'했나

입력 2015-06-25 16:16 수정 2015-06-2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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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순위표는 업무방해죄” vs 애널리스트 “기업의 부당한 외압”

토러스투자증권 김태현 연구원의 면세점 관련 보고서에 대해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투자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작성된 애널리스트의 보고서에 기업이 외압을 행사하려 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현대백화점 측은 사업자 선정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민감한 시점에서 순위표를 적시한 것은 업무방해라고 반박하고 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오 모 부사장은 김 연구원에게 전화를 걸어 “니가 뭔데 현대백화점에 대한 면세점 선정 채점을 하고 누가 유력하냐고 말하느냐”고 따진 부분이다. 그리고 해당 보고서 홈페이지 삭제, 언론의 인용기사 삭제 조치, 관련 보고서에 대한 공식 사과 등을 요구했다. 이행하지 않을 경우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부분이 협박이나 압력이 될 수 있느냐다.

◇현대백화점 “민감한 시점에 순위표는 업무방해죄 성립” = 오 모 부사장이 문제를 삼은 것은 이 보고서가 각 회사에 점수를 매긴 부분이다. 시내면세점 사업과 관련한 여러 증권사의 보고서가 있지만 이처럼 점수를 매긴 보고서는 없었다고 현대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또 관세청의 면세사업자 선정절차가 진행 중인 시점에서 보고서 내용이 선정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려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면세점 순위 점수표는 우리 입장에서 이건 업무 방해죄가 성립돼 형사고발이 충분히 가능하고, 관세청 입장에서 보면 공정입찰 방해죄가 적용된다”며 “근거가 없었고, 관세청에서도 상호 비방이나 과열경쟁을 자제하라고 지시한 상황에서 순위표가 적합하지 않으니 (보고서를) 내려달라고 요청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도 소수이지만 보고서 내용이 지나쳤다는 평가가 있다. 모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각 후보사업체의 강점과 약점을 언급하는 정도로도 충분하지 않겠느냐”며 “아무리 객관성을 강조해도 결국 보고서는 애널리스트 개인의 의견인데 점수를 매기는 것은 다소 과격하다고 본다. 당사자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태현 연구원 “투자정보 제공일 뿐...법적대응은 부당한 외압” = 보고서를 작성한 김 연구원은 “투자자에게 보다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의도”라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점수표에 대해서는 “각 부문을 A∼D 등급으로 나눠 5점 척도로 비교한 뒤 총점으로 환산했다. 총점은 절대치가 아니라 비교우위를 보여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면세점 관련종목의 움직임을 보면 ‘어느 사업자가 정부와의 관계가 좋다’거나 ‘누가 로비능력이 탁월하다’는 식의 뜬소문만으로도 주가가 급등락했다”며 “투자자에게 합리적 투자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해 이미 관세청이 공표한 선정기준에 따라 순수한 산업관점의 평가를 제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현대백화점이 ‘법적대응’을 언급한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보고서 내용에 대한 항의는 이해할 수 있지만, 강제적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업무를 침해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만약 제가 소송으로 손해배상을 받거나 회사에서 불이익을 받는다면 앞으로 어떤 애널리스트가 소신있게 보고서를 쓸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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