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가 청정에너지에 대한 개인적 투자를 두 배로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게이츠는 기후변화 대처를 위해 앞으로 5년간 청정에너지 관련 혁신 기술에 20억 달러(약 2조22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2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억만장자 자선 사업가의 대표 주자인 게이츠는 이미 배터리와 차세대 원자력발전, 공기 중 이산화탄소 포집 등 다양한 녹색기술에 10억 달러를 투자해왔다.
순자산이 800억 달러에 육박해 포브스의 세계 최고 부자에 올라와있는 게이츠는 지금까지 청정에너지 관련 15개 기업에 직접 투자했다. 간접적으로는 30개 기업이 투자 혜택을 받았다. 그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5년간 이 분야 투자를 두 배로 늘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엔과 세계 각국 정부, 환경보호 운동가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대응책을 논의하는 것은 환상적”이라며 “그러나 현재의 기술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하는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고 우려했다. 이어 “매우 긍정적인 시나리오를 얻을 수 있는 길은 ‘대혁신’밖에 없다”며 “혁신이야말로 전환점을 이룰 수 있다”고 역설했다.
게이츠는 “맨해튼이나 아폴로 프로젝트처럼 정부가 청정에너지 관련 혁신을 국가과제로 삼아야 한다”며 “청정에너지에 대한 보조금 대신 기본적인 연구·개발(R&D)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 각국 정부가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등에 지급하는 보조금은 연간 1000억 달러가 넘지만 청정에너지 R&D 지출은 60억 달러에 불과하다는 것이 게이츠의 설명이다.
맨해튼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원자폭탄 건조 프로젝트를 뜻한다. 인간을 달에 보낸다는 아폴로 프로젝트에는 당시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 규모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돈이 투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