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브리핑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기금 등 가용 재원을 총동원해 어려움에 놓인 경제를 살리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경제성장률이 3%대를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충격으로 경제가 애초 예상한 성장경로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정부가 성장률 3%대를 사수하면 우리 삶은 나아질까. 박근혜 정부는 2013년 출범 초부터 경제활성화와 국민행복을 기치로 내세웠지만 한국인의 삶은 녹록지 않다.
기재부가 최근 일반 국민 1000명과 교수·기업인 등 전문가 31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국민의 올해 상반기 생활 형편이 지난해와 비슷했다는 응답 비율이 53.3%, 나빠졌다는 비율은 41.9%에 달했다. 좋아졌다는 응답은 4.8%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60.8%가 올 상반기 경제가 더 나빠졌다고 답했다.
살림살이만 나빠진 것이 아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한 한국인의 삶의 질 만족도도 꼴찌 수준이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 24일 공개한 2014년 ‘세계 웰빙지수’에서 한국은 2013년 75위에서 42계단이나 떨어진 117위를 기록했다. 한국인들은 미국(23위), 일본(92위)은 물론이고 내전 중인 이라크(102위)나 아프리카의 최빈국 기니(116)보다 삶의 만족도가 더 떨어졌다. 한국보다 뒤처진 나라는 아프리카 저개발국들과 아시아 빈국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가운데 국민 행복도를 높이려면 저복지, 저임금, 비싼 땅값이라는 3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정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지난 25일 한국미래발전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한국이 성장지상주의에 사로잡혀 앞만 보고 질주했지만 역설적으로 대단히 살기 어려운 나라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왜 살기 어려운 나라인가’란 주제 발표를 통해 한국인을 불행하게 만드는 세 가지 구조적 요인으로 비정상적인 복지 수준과 땅값, 저임금을 꼽고 개선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