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볼티모어서 두 달 만에 또...비무장 흑인, 경관 총격에 피살 사건 발생

가정폭력 신고 전화받고 출동한 경찰관, 피해자 총기휴대로 오인 총격 사살

▲미국 볼티모어에서 경찰관이 25일(현지시간) 비무장 상태의 흑인을 총격으로 사살하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사진은 사건이 발생한 볼티모어 교외인 오잉스 밀. (출처=유튜브 캡처)

미국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서 경찰관들의 총격에 비무장 상태의 흑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25일(현지시간) 또 발생했다. 이는 지난 4월 같은 지역에서 흑인 청년 프레디 그레이(25)가 경찰의 과잉대응으로 숨진 지 2달 만에 일어난 것이다.

이날 짐 존슨 볼티모어 카운티 경찰국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오전 1시경 볼티모어 교외인 오윙스 밀의 자택에서 스펜서 리 매케인(41)이 경찰관 3명의 총격에 사망했다”고 밝혔다.

현장에 있던 경찰관은 백인 경관 2명과 흑인 경관 1명으로 매케인이 총기를 휴대한 것으로 오인해 총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매케인은 방어적 자세를 취하고 있었을 뿐 총기를 갖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발생 당시 집 안에는 매케인으로부터 폭행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여자와 두 명의 아이가 있었고, 이 중 한 아이가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할머니가 911에 신고를 했고 경찰이 출동한 것이다.

현장에 도착한 한 경찰관은 비명을 들은 뒤 다른 2명의 경찰관에게 지원요청을 했다. 집안에 진입한 경찰관들은 매케인과 마주쳤고 그가 총으로 여겨지는 물건을 꺼내려고 하는 순간 경찰관들이 총격을 가했다고 볼티모어 카운티 경찰관계자가 밝혔다.

현장에 있던 여자는 머리에 상처를 입고 타박상, 찰과상 등에 몸이 부어오른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녀는 매케인으로부터 구타를 당했다고 진술했다. 존 와처 경찰국 대변인은 “지난 2012년 이후 해당 집에서 16건~20건의 가정폭력 신고전화가 들어왔었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수거된 탄피는 모두 19개이나 정확히 몇 발이 매케인에게 적중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고, 총격을 가한 경찰관 3명은 직무휴가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달 발생한 그레이 사망사건과 관련해 볼티모어 대배심은 피의자인 경찰관 6명을 지난달 기소했다. 당시 의학 검시팀은 볼티모어경찰의 승합차가 갑자기 속도를 줄였고, 그레이가 강한 힘에 의한 다친 이후 ‘살인’을 당했다고 공식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