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발 대재앙 오나...그렉시트 대부, 그리스-채권단 협상 난항에 경종

입력 2015-06-26 09:25 수정 2015-06-2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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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그룹, 27일 추가 회의 개최…이번주만 네 번째ECB, 양적완화 및 ESM 은행 부실채권 매입 불가피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사진출처=AP/뉴시스)
‘그리스발(發) 대재앙’이 글로벌 시장을 덮칠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라는 표현을 최초로 사용한 씨티그룹의 윌렘 뷜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그렉시트가 실제로 발생할 경우 이는 ‘재앙’과 같다”며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 간의 협상에 경종을 울렸다.

뷜터 이코노미스트는 2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렉시트가 발생한다면) 유럽의 통합 프로세스가 입는 피해를 치유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이는 유럽국가들의 협의체가 결성되기 시작했던 1951년 이후 처음 발생하는 재앙”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당장 이달 30일까지 국제통화기금(IMF)에 16억 유로(약 2조원)를 상환해야 한다. 이 전까지 국제채권단으로부터 구제금융 72억 유로를 지원 받지 못한다면 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할 수 밖에 없다. 이는 그렉시트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뷜터 이코노미스트는 “그렉시트의 충격파는 단기적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그 과정은 수개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 지속은 물론 유럽안정화기구(ESM)를 통해 그리스 국채를 매입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스와 국제채권단은 이날도 벨기에 브뤼셀에서 그리스의 경제개혁안을 놓고 의견을 조율했으나 또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양측은 오는 27일 다시 모이기로 했다. 예정된 회의까지 포함하면 유로그룹은 이번 주에만 네 차례나 회의를 갖는 셈이다. 그러나 협상 결과가 매번 원점으로 돌아오면서 그리스 디폴트에 대한 위기감만 고조되고 있다. 최종 결과는 IMF에 대한 채무 만기일인 30일에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공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디폴트와 그렉시트 우려가 고조되면서 세계 금융시장도 휘청이고 있다. 이날 오름세로 출발했던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유럽증시는 혼조 양상을 보였다. 26일 오전 아시아증시도 약세장으로 출발하며 ‘검은 금요일’을 예고했다.

채권시장에 대해선 차기 금융 위기의 시발점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채권왕 빌 그로스가 있는 미국 채권펀드인 야누스캐피털의 깁슨 스미스 최고운용책임자(CIO)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 이슈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쳤던 2008년을 연상케한다”면서 “유동성이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2500만 달러, 5000달러, 1억 달러의 거래 포지션을 유지했는데 최근 들어선 거래 규모가 100달러, 200달러, 30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의 최고경영자(CEO),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도 채권시장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스미스 CIO는 “채권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그리스 위기까지 위화감을 조성하면서 채권 금리 변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그리스에 이어 우크라이나도 디폴트 위기에 놓여 있어 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190억 달러의 부채를 갚지 못해 다음달 24일 이전에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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