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 ‘소수의견’ 윤계상 “유해진ㆍ이경영 앞에서 오디션 본 느낌”

입력 2015-06-2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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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계상이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최유진 기자 strongman55@)

‘국민 아이돌’이란 별칭을 가진 god의 색깔을 완전히 벗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런데도 윤계상은 이제 ‘god’가 아닌 ‘배우’의 아우라(Aura)를 확연히 드러내고 있다.

24일 개봉한 영화 ‘소수의견’(제작 하리마오픽쳐스, 배급 시네마서비스, 감독 김성제)은 잘 만들어진 법정 영화로 호평받고 있다. 영화는 철거 현장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정의를 갈구한다. 이 과정에서 지방대 출신 국선변호인 윤진원(윤계상 분) 변호사의 시선은 극을 이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한 윤계상은 사회적 메시지를 진하게 드러내고 있는 ‘소수의견’에 대해 부담감과 기대감을 동시에 전했다.

“모든 배우가 법정 드라마 출연을 꺼린다. 생소한 용어로 관객을 설득해야 한다. 윤진원 변호사 역은 저에겐 승부처였다. 배우로서 가능성을 시험해보지 않으면 앞길을 다지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소수의견’은 기회인 동시에 위기였다. 놓치고 싶지 않았다. 죽어라 열심히 했다.”

▲윤계상이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최유진 기자 strongman55@)

윤계상은 ‘소수의견’ 출연을 결정한 계기를 묻자 “영화의 상업적 성공도 중요하지만, 배우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극 중 윤진원 변호사가 가진 열정과 야망은 그런 윤계상의 의지를 반영한 듯하다. 유해진, 이경영, 권해효, 김의성 등 내공 있는 배우들과의 호흡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이다.

“훌륭한 배우가 포진돼 있었고, 그 앙상블 속에서 제 목소리를 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법정 공방신은 콘티도 없이 연극 무대처럼 진행됐는데 유해진, 이경영 선배 등 모두가 한 공간에 있었기 때문에 심사위원 앞에서 오디션 보는 느낌이었다. 그 앞에 나가는 것이 두려웠다. 차라리 수백 명 앞에서 공연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분들은 앉으나 서나 연기 이야기밖에 안 한다. 열정이 대단하다.”

‘소수의견’이 가진 메시지는 묵직했고, 이를 표현해야 할 배우에게 진정성을 요구했다. “사회 현안에 관심이 있느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반려견을 키우고 있어서 유기견 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말한 윤계상이었다.

“몰랐던 것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영화가 주는 가장 큰 힘이다. 실제 아현동 철거 현장에 가서 촬영했다. 현실이라고 생각했을 때 암담하고 속상했다. 뉴스를 보고 사건을 접했을 때 오는 감정들은 다 똑같다. 배우로서 직접 표현하는 것도 좋지만 작품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현명하다. 내용이 설득력 있게 이해되지 않았으면 작품을 안 했을 것이다.”

▲'소수의견' 스틸(사진제공=시네마서비스)

2004년 ‘발레교습소’로 시작된 그의 필모그래피도 어느덧 10년의 세월로 농익었다. 윤계상은 “연기할 때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여유가 없었다. 보여주기 급급한 연기를 했다. 분명히 그 안에서 소통하려고 노력했지만 시야가 저에게 좁혀 있었다. 다른 사람 시선도 많이 신경 썼다. 지금은 급한 마음이 사라졌다. 유해진에게는 ‘끊임없는 시도’를 배웠고, 이경영 선배에게는 ‘끊임없는 열정’을 배웠다. 현장에 있으면 감독, 스태프 모두 목숨을 건다. 그걸 보면서 ‘룰루랄라’ 할 수 없다. 항상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시기가 좋으면서도 힘들다.”

‘소수의견’은 개봉 이후 흥행력과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순항 중이다. 지인들은 윤계상에게 ‘가랑비에 온몸이 다 젖은 거 같다’ ‘어느새 흠뻑 빠져 있었다’는 호평을 남겼다.

“1년 반 전에 편집본을 봤다. 영화가 좋았다. 내용이 가진 힘에 대해 관객의 반응이 제일 궁금했다. 소수의 편에 서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뜻은 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움직인 영화다.”

▲윤계상이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최유진 기자 strongman55@)

인터뷰 당일 수염을 기르고 있던 윤계상에게 “드라마 때문인가?”라고 물었다. 윤계상은 7월 JTBC ‘라스트’로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극 초반 노숙자로 나오기 때문에 수염을 길렀다. 더 나이 들기 전에 액션을 하고 싶었다. 좋은 기회가 왔을 때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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