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법 거부 후폭풍]문재인 대국민호소 “박대통령 독선 심판해달라”(종합)

입력 2015-06-26 11:56 수정 2015-06-26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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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한국정치에 악성 전염병 감염시켜… 독기 어린 말 사과하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26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전날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회를 성토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회와 국민을 향한 독기 어린 말을 반성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향해선 “국회를 무시하는 대통령의 불통과 독선을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발표한 대국민호소문에서 “대통령의 국회법 거부권 행사는 정부무능에 대한 책임면피용이자, 국민적 질타를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치졸한 정치이벤트에 불과하다”며 “정작 국민들로부터 심판 받아야 할 사람은 대통령 자신”이라고 했다.

문 대표는 “어제 대통령은 메르스와 가뭄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외면한 채 한국 정치를 악성 전염병에 감염시켜버렸다. 의회능멸이 도를 넘었고, 경제무능의 책임을 의회에 떠넘기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며 “국민 고통을 외면한 채 정쟁을 부추기고 있는 까닭이 무엇인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국회를 능멸하고 모욕하며 ‘배신’이니 ‘심판’이니 온갖 거친 단어를 다 동원했다. 할 수만 있다면 국회를 해산해버리고 싶다는 태도였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특히 박 대통령도 의원 시절 정부 시행령에 대한 국회 통제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공동발의했던 점을 언급, “법률을 무시하고 시행령으로 대통령이 마음대로 하겠다는 건 행정독재적 발상”이라며 4대강 사업과 관련 국가재정법 시행령, 누리과정 예산 관련 시행령, FTA(자유무역협정) 직불금 관련 고시 등을 예로 들어 “행정부가 법 위에 군림하는 건 국회 입법권에 대한 정면도전이자 헌법정신의 유린으로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전날 ‘경제활성화법 처리에 국회가 협조해주지 않는다’고 비판한 데 대해서도 “거짓말까지 동원하며 정부의 무능을 국회와 야당에게 뒤집어씌웠다. 국민을 속이는 끔찍한 거짓말”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문 대표는 “우리 당이 확실히 반대하고 있는 법안은 교육환경 훼손과 재벌특혜, 의료영리화를 목적으로 하는 반민생법안들”이라며 관광진흥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미처리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관광진흥법을 두고는 “학교 앞에 호텔 짓는 것이 학교 앞에 땅 가진 특정재벌을 위한 법안 아닌가”라고 했고, 서비스법에 대해선 “지난 3월 청와대 회동에서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의료영리화 부분을 제외하고 처리했는데 정부여당이 아직까지 그 약속을 안 지켜 처리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은 2013년 국회 시정연설에서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1만 400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해, 우리 당은 처리에 협조했다”며 “그런데 지난 3월까지 고작 170여개의 직접 일자리밖에 창출하지 못했다. 대통령은 이것부터 해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표는 “국민은 지금 메르스, 가뭄, 민생고와 싸우고 있지만, 대통령은 국회, 국민과 싸우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안전을 지키고, 민생을 살리는 데 전력하지 않으면 국민이 대통령과 싸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다.

새누리당을 향해서도 “국회법 개정안 자동폐기 추진은 자신들의 결정을 스스로 뒤집는 자기배반이자, 청와대 굴복선언”이라며 “국회법은 국회 본회의에 즉각 재의하고, 의결에 성실히 임하라”고 촉구했다.

문 대표는 “국민 여러분께 호소드린다. 대통령의 말대로 ‘정치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은 오직 국민뿐’”이라며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책임을 물어달라. 국회를 무시하는 대통령의 불통과 독선을 심판해달라. 우리 당에 힘을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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