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그룹, 그리스 구제금융 연장 요청 거부…턱밑까지 온 그리스 디폴트

입력 2015-06-28 12:18 수정 2015-06-2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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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27일(현지시간)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유로그룹)에서 그리스 측이 요구한 6월 말인 구제금융 지원의 기한 연기 요청을 거부했다. 그리스가 실시하기로 한 EU 측의 재정 개혁안을 둘러싼 국민투표에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한 것. 구제금융 지원 협상이 타결되지 못하고 만기가 되면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은 불가피해진다.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을 둘러싼 협상의 행방은 더욱 불투명해졌다는 평가다.

EU는 27일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로존 19개국 재무장관 회의를 열고 그리스 문제에 대한 대응을 협의했다.

그리스 측은 구제금융 지원을 재개하는 조건으로 EU가 요구하는 재정 개혁안에 대해 내달 5일 국민투표를 실시할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더불어 6월 말인 이번 구제금융 지원 기간의 연장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네덜란드 재무장관)은 "불행히도 6월 30일 지금의 구제금융 지원은 기한을 맞이한다"며 그리스의 기한 연장 요청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유로존의 금융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며 그리스의 디폴트 역시 용인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그리스 측에 국민투표를 철회시킬 의향을 포함시켰다.

그리스의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은 회의 후 기자 회견에서 지원 연장 요청이 기각된 것에 대해 "유로의 신뢰를 영구적으로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6월 30일까지)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30일 국제통화기금(IMF)에 15억 유로 이상을 갚아야 한다. 이대로 기한을 맞으면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그리스가 재정 개혁안을 수용하면 11월까지 구제금융 지원 연장 및 자금 조달 지원 등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의 향배가 불투명해져 디폴트가 현실성을 띠면서 그리스 은행 예금의 유출이 가속화해 은행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그리스 금융 당국이 혼란을 피하기 위해 은행 휴업을 결정하거나 현금 인출 제한 등 '자본통제'를 도입할 가능성도 크다.

만약 그리스가 IMF에 채무를 이행하면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지만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

채권단의 제안이 부결되면 구제금융 지원에 의존하는 그리스 재정은 파탄. 그리스가 지불해야 하는 채무는 8월 말까지 100억 유로에 이른다. 그리스의 재정이 파탄나면 유럽중앙은행(ECB)도 그리스 은행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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