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외국계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전유물처럼 인식됐던 특정 주식에 대한 '매도(SELL)' 의견이 국내증권사에서도 잇따라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그동안 일부 인터넷기업들에 국한됐던 국내증권사의 매도의견이 최근 거래소상장 대형주들로 확산되고 있다.
삼성증권 장성민 연구원은 29일 KT에 대해 투자의견 '매도'와 목표주가 4만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장 연구원은 "KT가 예상치에 부합하는 4분기 실적을 발표지만 소형 사업자들이 고객에게 좀 더 나은 가치를 전달하는데 유리할 것"이며 "KT의 시장입지는 점진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장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결합상품에 대한 기대감으로 KT의 주가가 랠리를 지속할 당시 투자의견을 매도로 조정한 이후 이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앞서 최대식 CJ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오토넷에 대해 "과도하게 고평가된 것으로 보여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조정하며 목표가는 제시하지 않지만 적정가는 5000원 이상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KT와 현대오토넷을 제외할 경우, 거래소상장기업에 대한 매도의견이 제시된 것은 지난해 1월 LG필립스LCD에 대해 CJ투자증권에서 '매도'를 제시한 이후 처음이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애널리스트들이 목표주가를 낮추거나, 투자의견을 중립(또는 시장수익률, 비중축소) 등으로 제시할 경우, 사실상 매도의견으로 해석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2005년 국내 증권사들의 투자의견 보고서 가운데 74%가 매수를 추천한 것에 비해 매도의견은 2% 에 불과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매도의견 비중은 1%에 불과할 정도로 국내증권사에서 매도의견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