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과 유로존 이탈(그렉시트)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유로존의 방화벽이 이에 견딜 수 있는 여력이 있는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불룸버그통신은 이를 판별하려면 그리스 주변국의 국채 가격 추이에 주목해야 한다고 29일 조언했다. 그리스의 미래를 좌우할 수도 있는 경제개혁 방안 찬반 국민투표에 대한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스페인 국채시장의 반응은 악재에 대비할 목적으로 도입된 방화벽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를 판별하는 시금석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 문제를 놓고 지난 5개월 동안 벼랑 끝 전술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 이외 국가의 국채는 위기에 대한 안전 장치와 유럽중앙은행(ECB)에 의한 양적완화(QE)를 통한 채권 매입에 힘 입어 비교적 손실이 제한되고 있다.
RIA 캐피털 마켓의 채권 투자전략가 닉 스타멘코빅은 “그리스에 대해선 투자자들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주변국은 29일 시장에서 매도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ECB는 다른 주변국에 손상을 억제할 도구가 있다. ECB에 따르면 QE 도입은 획기적인 것으로 주변국 국채 수익률 상승 가능성을 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수익률은 사상 최저 수준에서 상승하고는 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 동요 조짐은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주 동안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6월 15일 큰 폭으로 올랐다. 그러나 16베이시스 포인트 (bp, 1bp=0.01%) 상승에 그쳤다. 스페인의 10년물 국채의 독일 국채에 대한 스프레드는 26일 119bp로 축소됐다. 16일에는 176bp였다. 2012년에는 그렉시트로 인한 유로존 붕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스프레드는 650bp로 확대한 바 있다.
한편 그리스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28일(현지시간) 저녁 TV를 통해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은행 영업중단과 자본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은행 영업중단 조치는 사실상 그리스 국가 경제가 마비 상태에 빠지는 것을 뜻한다. 디폴트와 그렉시트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