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어머니

입력 2015-06-2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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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정균 국토교통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재결1과장

예비군 야간훈련을 마치고

땀에 축 처져 들어왔을 때다.

어머니 맨발로 뛰어나와

내 흐르는 뺨을 닦아 주셨다.

이제 어머니

텅 빈 집안만 남기고 떠나셨다.

어린 그 날처럼 어머니

쑥이며, 씀바귀 봄나물을 캐던

풀밭으로 길을 떠나셨을까

주일날 교회당에 가서

즐겨 찬송가를 부르던

그 풍금이 있는 자리에

앉아 계시는 것일까,

밤바다 파도처럼 한없이

밀려오는 불효의 후회로

갈증이 겹겹이 밀려온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

공포를 잊고자 했던

그 하얀 침대의 그 자리에

푸르른 풀밭이 무성하다.

내 허전한 빈 자리를

무럭무럭 자라나는 아이들이

어머니 떠난 빈 자리를 메우고 있다.

▲육정균 국토교통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재결1과장 (육정균 국토교통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재결1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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