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내년까지 인플레이션율 목표치 2% 실현에 단호한 입장을 표명하면서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28일(현지시간)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국제결제은행(BIS) 연례 회의 강연에서 2% 물가 목표를 2016년도 상반기에 달성한다는 현 전망에 대해 “위험은 간과할 수 없다”면서도 “목표는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구로다 총재는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 완화도 불가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구로다 총재는 물가에 대해 “유가 하락에 따른 일시적인 영향이 원인이라고는 해도 여전히 목표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6년도 상반기 경에 2% 목표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지정학적 요인을 포함한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가운데, 전망에 대한 위험은 간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일본은행의 2% 목표 실현을 위한 노력은 결코 흔들림이 없다, 단호한 자세를 유지해 반드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본처럼 장기에 걸쳐 뿌리 내린 디플레이션 마인드를 불식하려면 강한 의지와 명확하고 일관된 정보 발신 등 단호한 행동에 의해 인플레이션 기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그는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의 사이즈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가 상승은 궁극적으로 화폐의 현 상태로 널리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거액의 화폐 공급은 디플레이션 극복을 위한 노력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일본은행이 추진하는 양적 · 질적완화(QQE)에서도 본원 통화(자금 공급량)의 확대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재차 설명했다.
구로다 총재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벤 버냉키 전 의장이 양적완화 등 비전통적 통화 정책은 이론적으로는 효과를 설명할 수 없다고 발언한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일부 학자들 사이에서는 의문도 나오고 있지만 실제로는 비전통적인 통화 정책에 의해 수요 자극이 성공하고 있다며 중앙은행 사이에서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해라고 밝혔다. 효과의 유무가 아니라, 왜 효과가 있는가를 해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로다 총재가 인플레이션율 2% 목표 달성에 단호한 자세를 유지한다는 발언의 영향으로 도쿄외환시장에선 29일 엔화 가치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은행의 추가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 엔 매도·달러 매수로 이어진 것이다. 이날 엔화 가치는 달러당 123엔대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