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배우 진도희vs 에로배우 진도희, 연예인 예명의 비밀은?[배국남의 X파일]

입력 2015-06-29 14:13 수정 2015-06-2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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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진도희가 죽었다고?” “‘젖소부인 바람났네’의 진도희는 젊은데, 벌써” “에로 배우 진도희와 별세한 배우 진도희가 다르다고?”

26일 췌장암으로 향년 66세로 숨진 1970년대 활동했던 배우 진도희(본명 김태야)의 부음기사가 나가자 많은 사람들이 나타낸 반응이다. 1996년 공개돼 화제와 논란을 일으킨 에로영화‘젖소부인 바람났네’의 주연 진도희(본명 김은경‧ 44)와 혼동한 것이다. 심지어 일부매체도 사진을 잘못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김태야씨는 1971년 ‘김경아’라는 예명으로 MBC 4기 탤런트가 됐고 이후 예명을 한번 더 바꿔 '진도희'로 활약했다. 진도희는 1972년 영화 ‘쟈크를 채워라’에 주연으로 캐스팅되면서 영화계에 데뷔했다. 이어 ‘대추격’(1972), ‘서울의 연인’(1973) 등 다수 영화에서 주연으로 활약하며 신성일 신일룡 남자 스타들과 연기호흡을 맞췄다. 진도희는 ‘바람 타는 남자’(1982)를 끝으로 배우 활동을 접고 사업가로 변신했다.

26일 숨진 배우 진도희와 에로배우 진도희를 혼동한 사람이 많은 것은 바로 에로 영화 ‘젖소부인 바람났네’ 사회적 파장과 화제가 컸기 때문이다. 그리고 ‘젖소부인 바람났네’부터 ‘옥문단’ ‘과부들의 저녁식사’ 등의 주연을 맡으며 활약했던 에로배우 진도희를 기억하는 사람이 1982년 활동을 그마둔 진도희보다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매체는 원로배우 진도희의 부음기사를 쓰면서 에로 배우의 동일한 예명으로 곤욕을 치뤘다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두 배우의 진도희라는 동일한 예명에 대한 화제로 연예인의 예명에 대한 관심이 또 다시 고조되고 있다. 많은 연예인들은 본명보다는 예명을 많이 사용한다. 왜냐하면 대중에게 눈길끌고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이름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때문이다. 이름에 따라 대중의 인지 속도와 강도가 결정되기도 한다.

(영화'젖소부인 바람났네'포스터)

가수로 활동할 때는 비, 연기자로 나설 때는 정지훈처럼 최근 들어서는 아이돌그룹이나 가수로 활동할 때는 예명을, 연기자로 나설 때는 본명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연예기획사나 연예인들이 예명을 지을 때 대중이 한번 들어도 기억할 정도로 쉬우면서도 세련된 느낌, 강렬한 인상, 그리고 트렌드를 담보하는 것에 대한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 물론 최근 들어서는 유노윤호, 최강창민처럼 연예인의 활동분야나 컨셉, 그리고 외모, 본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짓는 경우가 많아졌다. 물론 한예슬(김예슬이)처럼 역술인이나 작명가를 찾아 예명을 짓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예명에서 가장 흔하게 보는 것은 촌스러운 본명 대신 세련된 이름을 예명으로 내세우는 것이다. 본명 김태평은 현빈의 본명이고 황정만은 황신혜의 본명이다. 엄홍식은 유아인, 이순규는 써니, 송승복은 송승헌, 심상군은 심혜진, 조방헌은 태진아, 안칠현은 강타, 최미향은 최지우, 최성희는 바다, 박충재는 전진, 정필교는 신혜성, 손언진은 손예진의 본명이다. 반대로 세련된 이름을 촌스럽게 바꿔 예명을 짓는 경우도 있다. 개그우먼 이영자는 본명이 이유미이고, 가수 춘자의 본명은 홍수연이다.

기존 이름을 활용한 예명도 많다. 대부분 소녀시대 태연(본명 김태연)처럼 성을 빼고 이름만으로 예명을 짓는 경우가 많다. 수지(배수지) 윤아(임윤아) 가인(손가인) 다솜(김다솜) 소희(안소희) 보아(권보아) 현영(류현영), 유진(김유진), 채림(박채림), 남진(김남진), 인순이(김인순)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본명 권지용에서 이름 지용에서 한 글자를 영어로 바꿔 예명을 지은 지드래곤처럼 이름을 변용해 예명을 짓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연예기획사 매니저의 이름을 활용하거나 지인의 이름을 활용해 예명을 짓는 경우도 있다. 주진모(본명 박진태), 장혁(정용준), 하지원(전해림) 등이 이범주에 속하는 예명이다. 또한 김성수가 예명으로 사용하려고 만들었던 하정우를 김성훈에게 예명으로 활용하게 하는 기이한(?) 경우도 있다. 이밖에도 극중 캐릭터 이름을 예명으로 활용하는 사람도 있다. 바로 송채환은 원래 본명이 권소연이었으나 출연한 영화 ‘장군의 아들2’에서 자신이 맡은 캐릭터가 바로 송채환 이었다. 캐릭터를 예명으로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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