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로 어려운데"…은행들, 中企 대출금리 '역주행'

입력 2015-06-29 16:53 수정 2015-06-3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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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들 대출 문턱이 좀처럼 낮아지지 않고 있다. 농협과 광주, 한국SC은행은 오히려 대출 금리를 올렸다. 고통 분담을 위한 은행의 금리 인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시중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말 중소기업(신용) 대출 금리를 5.52%로 올렸다. 직전달 5.51% 대비 0.01%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같은기간 광주은행은 4.9%에서 4.98%로, 한국SC은행은 4.32%에서 4.37%로 각각 0.08%포인트, 0.05%포인트 인상했다.

타 은행들 역시 시중금리 인하를 반영해 대출 금리를 하향조정했지만 그 폭은 미미했다. 하나은행의 지난달 말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4.49%를 기록했다. 전월(4.5%)와 비교하면 0.01% 포인트 내린셈이다.

이 밖에 우리(5.09%→5.07%), 제주(5%→4.98%), 부산(5.66%→5.63%), 경남(5.19%→5.16%), 신한은행(4.5%→4.46%) 등도 인하폭이 0.05%포인트를 넘지 않았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된다. 기준금리는 은행채, 국고채 등에 연동하고 가산금리는 은행별로 갖고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산정된다. 통상 신용프리미엄(예상손실)과 자본비용(예상외손실) 등이 반영된다.

그런데 은행들이 중소기업 연체율 상승을 이유로 가산금리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안 떨어지는 이유다. 실제 지난달 17개 은행 가운데 기업(동결), 산업(인하), 외환(인하), 전북(인하), 한국씨티(인하)를 제외한 12개 은행이 모두 가산금리를 올렸다.

은행들은 중소기업 연체율 상승 속에서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1.11%로 전월대비 0.06%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중소기업 대출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정부도 은행들의 적극적인 여신 확대를 독려하기 위해 메르스 관련 중소상인·중소기업 대출이 부실화되더라도 담당 임직원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 대책을 마련했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단기적으로는 예대마진 축소로 금융회사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으나,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경기회복에 따른 부실여신 축소 등으로 얻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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