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여주기식 ‘조회ㆍ답변공시’… 블랙코미디 언제까지?

입력 2015-06-3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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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 대진디엠피에 대해 최근 주가급등 관련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15일부터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데 따른 조치였다. 이 기간 대진디엠피는 상한가를 포함해 무려 67% 급등했다.

다음날 회사 측은 주가급등 관련 조회공시 답변으로 “최근의 현저한 시황변동(주가급등)과 관련해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답변공시에서 볼 수 있는 흔한 멘트였다.

문제는 전날 한 매체에서 나온 기사다. 이 매체는 대진디엠피가 프리미엄 LED 광선조사기를 통해 피부미용기기 시장에 본격 진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제품은 대진디엠피의 LED 기술력을 바탕으로 피부과 의사의 기술적 자문 및 검증까지 거쳤다”,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등 회사 측 관계자 멘트까지 덧붙였다.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던 대진디엠피는 이 기사에 상한가로 직행했다. 하지만 회사측은 조회공시 답변에서 이와 관련된 내용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다른 기업들이 늘 그렇게 하듯 습관처럼 “공시할 중요 정보가 없다”고만 답변했다. 거래소도 아무런 문제제기 없이 넘어갔다. 무슨 이유로 주가가 올랐는 지 회사측과 거래소만 모르고 있는 모양새다.

상반기 주식시장을 강타한 메르스 테마주. 이에 편입된 다양한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하자, 거래소는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주가급등 사유가 없다”고 답변했다. 정치테마주 역시 의미없는 조회공시와 답변공시의 단골 손님이다.

기업의 공시는 투자판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주가급변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놔야 한다. 거래소를 비롯한 금융당국 역시 주가 급변 상황에 대한 해명을 해당 기업에만 미뤄서는 안된다. 언제까지 의미없이 공시를 주거니 받거니만 하는 블랙코미디를 연출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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