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불안한 첫 걸음을 내딛었던 코넥스 시장이 어느새 출범 2주년을 맞았다. 애초의 우려가 무색하게 코넥스 시장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상장사다리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내며 당당히 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물론 여전히 낮은 시장 인지도와 유동주식 수 부족 등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으나 근래 잇따르고 있는 코넥스 상장기업의 코스닥으로의 성공적인 이전 상장은 코넥스시장의 거래 활성화 및 시장 기능의 작동이라는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는 평가다.
코넥스 시장에서 코스닥 시장으로의 이전에 성공한 한 기업 CEO는 “어떤 시장에 있는지 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이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떤 토양에서 뿌리를 내리느냐가 향후 나무의 중요한 성장 조건이 된다는 점에서 코넥스 시장은 창업 초기 중소ㆍ벤처기업에게 있어 중요한 향후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여기에 조만간 이뤄질 진입 규제 완화로 인해 코넥스는 투자자들에게도 새로운 투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코넥스 시장의 갈 길은 아직 멀다.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던 만큼 그 이면에는 아직도 그림자가 존재한다.
이에 본지는 지난 2년간의 성과에 대해 살펴보고 코넥스 시장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 2년새 시총 5.4배ㆍ거래대금 3.3배 ‘쑤~욱’= 코넥스 시장이 다음 달 1일 두 돌을 맞는다. 출범 초기 4000억원대에 불과했던 코넥스 시가총액은 불과 2년만에 3조원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30일 한국거래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넥스시장의 시가총액은 시장개설일인 지난 2013년 7월 1일 4689억원을 기록했으나 현재(26일 기준) 3조 2612억원으로 약 7배 가량 증가했다.
거래대금도 출범 첫 해 487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960억원으로 늘었고, 지난 6월에는 1787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이달 일평균 거래대금이 처음으로 20억원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코넥스 시장의 거래대금 증가세는 당분간 추세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함께 거래량 역시 2013년 753만주에서 지난해 1207만주, 올해 1538만주로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코넥스 기업들의 개별 성적도 양호한 모습이다. 최근 주가가 급등한 종목이 잇따르고 있는 것.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코넥스 상장사 총 78곳 가운데 67곳(올해 신규 상장한 11곳 제외)의 주가는 올 들어 평균 56.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코넥스 시장도 코스닥 시장과 마찬가지로 바오주가 주가 상승세를 이끄는 모습이었다. 세포치료제 개발업체 툴젠이 무려 616%에 이르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유전자 분석이 주력사업인 에스엔피제네틱스도 319%의 주가상승률을 보이며 올초 2600원대였던 주가가 이달 들어 1만원을 웃돌고 있다.
◇ 기업 자금조달 기능 ‘충실’…코스닥 이전 상장도 잇따라 = 코넥스시장의 주요 기능은 초기 중소ㆍ벤처기업의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다. 현재까지 코넥스 기업들의 코넥스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현황을 살펴보면 이같은 코넥스 기업의 기능은 원활히 작동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4년말 기준 23개사가 40회의 유상증자(공모/사모), 전환사채, 교환사채를 발행을 통해 총 814억원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또한 각 사의 공시를 바탕으로 합산할 결과 2015년 상반기까지 총 1077억원의 자금 조달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자금조달 대부분 유상증자(664억원ㆍ62%)와 전환사채(CB) 발행(402억원ㆍ37%)에 국한되는 모습이었으나 지난해 아진엑스텍을 시작으로 6개 코넥스 상장 기업이 코스닥시장으로 이전상장에 성공한 것을 계기로 하이로닉과 엘엔케이바이오 등이 외국인 투자(약 50억원)를 성공적으로 유치하는 등 코넥스 기업에 대한 자금조달 방식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성과는 코스닥 시장으로의 성공적인 이전 상장이다. 현재 코스닥 이전 상장 기업은 아진엑스텍, 메디아나, 테라셈, 랩지노믹스, 하이로닉, 아이티센, 베셀 등 7개사로 이들 기업은 변경 상장 전후로 견조한 주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7개 기업의 상장일부터 지난 19일까지 주가흐름을 분석해본 결과, 아진에스텍과 베셀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의 주가는 평균 200%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다.
가장 많이 오른 기업은 메디아나로 지난해 10월7일 이전 상장한 이후 지난달까지 무려 400%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성공적인 이전 상장에 힘입어 올해도 코넥스 기업의 이전 상장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엑시콘과 칩스앤미디어가 변경 상장을 준비 중이며 툴젠도 올해 기술성평가를 통한 코스닥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이다.
또한 그린플러스와 듀켐바이오도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을 코스닥 이전상장을 위한 주간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질적 성장도 이뤄내야”…관련 업계 도움도 필요 = 지난 2년간 눈에 띄는 성과를 이뤄냈지만 여전히 미흡한 점은 있다. 전문가들은 코넥스 시장이 양적 성장은 이뤄냈으나 질적 성장에서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는 점은 일반투자자들의 코넥스 시장에 대한 정보 부족이다. 실제로 지난해 나온 코넥스 상장사에 대한 증권사의 보고서는 총 12건에 불과했다.
코넥스 기업의 상장과 상장유지를 돕는 지정자문인(증권사)이 ‘기업 현황 보고서’를 내긴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 4월 기준으로 지정자문인 증권사 14곳 중 6곳만이 보고서를 발간한 것.
코넥스 시장에 대한 각종 규제 완화를 통해 일반투자자들의 코넥스 시장 유입을 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하루 빨리 개선돼야 할 점으로 꼽히고 있다.
코넥스에 상장된 한 업계 관계자는 “코넥스 시장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회사 관계자들 조차도 코넥스 시장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있다”며“이런 상황에서 개인투자자 유입이 활발해진다고 해도 회사에서 원하는 수준의 투자자금 유치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정자문인을 맡는 증권사 수를 현행 16개사에서 51개사로 늘리고, 기업 보고서를 발행하는 자문인에게 금전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형주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분석 보고서가 나올 수 있는 유인 체계를 만들고자 한다”며 “담당 기업에 대해 일정 수준의 관리 의무를 갖는 지정자문인에게 인센티브까지 줄 경우 더 많은 보고서가 발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코넥스 시장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관련업계의 도움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군호 코넥스협회장은 “증권사들 HTS에 현재 코넥스 시세 보는 법 천차만별이고, 주문 방법도 너무 어렵다”며 “일반 개인투자자가 코넥스 상장사에 대한 투자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각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의 사용자환경(UX)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