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데뷔한 지 한 달이 채 안 된 스마트밴드 전문업체 핏빗(fitbit)이 ‘골리앗’ 애플워치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워치가 스마트워치 시장에 출시되며 핏빗에 거대한 재앙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실제로 재앙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다윗’ 핏빗이 아직 건재하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애플워치가 출시된 지 벌써 2개월이 지났지만 핏빗의 판매량은 여전히 애플워치를 앞지르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시장조사업체인 슬라이스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핏빗의 판매량은 2009년 9월부터 올 3월까지 2080만대, 올해에는 1090만대가 팔린 것으로 집계, 꾸준히 안정적인 판매량을 유지했다. 반면 애플워치의 판매량은 출시일에 정점을 찍었다가 점차 하락세를 나타냈다.
슬라이스 인텔리전스는 “지난 2013년 말 이후 핏빗을 구매한 사람의 5%가 애플워치를 구매했고, 애플워치를 산 소비자의 11%가 같은 기간 핏빗 제품을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추수감사절부터 연말연시 쇼핑 특수 기간 이후부터 삼성ㆍ가민ㆍ조본 등의 웨어러블 기기 매출은 빠르게 감소했다. 반면, 핏빗의 매출은 그 이전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았고 올해 봄 판매량은 다시 증가세를 나타냈다.
또한 핏빗 구매자들은 43% 이상이 핏빗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매했다. 이는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에서 구매한 비율(40%)보다 높은 수치다. 이 같은 결과는 많은 소비자가 아마존의 검색과 브랜드 선택보다는 핏빗을 더 잘 알고 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핏빗 입장에선 아마존과 같은 유통업체에 줘야 하는 수수료가 적어 추가적인 장점을 갖게 됨을 의미한다.
한국계 사업가가 최고경영자(CEO)인 것으로 알려진 핏빗은 지난 18일 NYSE에 상장,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르며 화제를 모았다. 상장 전 공모가 20달러였던 핏빗의 첫 거래는 공모가보다 48.4% 높은 주당 29.6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30달러에 근접함에 따라 주주들의 자산가치가 급등했고, 특히 제임스 박 CEO는 6억 달러(약 6619억8000만원)의 자산가로 부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