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의 문장가 한유(韓愈)의 ‘원도(原道)’에 하갈동구가 나온다. 노자와 불교를 배척하고 공맹(孔孟)을 존숭하기 위해 쓴 글이다. “널리 사랑하는 것을 인이라고 하고 행하여 이치에 맞는 것을 의라 한다. 따라야만 하는 것을 도라고 하고 자신에게 충족돼 있어 밖에 기대함이 없는 것을 덕이라 한다.”[博愛之謂仁 行而宜之之謂義 由是而之焉之謂道 足乎己無待於外之謂德]
이렇게 말문을 연 한유는 “황제와 왕은 호칭이 다르지만 그들의 성인 됨은 똑같다. 여름엔 칡베 옷을 입고 겨울엔 털가죽 옷을 입으며 목마르면 물 마시고 배고프면 먹는다. 그 일은 다르다 해도 그들의 지혜로움은 똑같다”[帝之與王 其號名殊 其所以爲聖一也 夏葛而冬裘 渴飮而飢食 其事雖殊 其所以爲智一也]고 썼다.
1934년 6월 18일자 동아일보 사설 ‘피서와 투서(鬪暑)’는 특이한 글이다. “이 땅에 태어나 이 땅에 자라는 이상 이 땅의 한서온량(寒暑溫凉)은 다 우리가 순수(順受)하지 않으면 안 될 자연의 소여(所與)이다.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의복기거(衣服起居)가 다 이에 맞도록 선인 이래로 습용(襲用)하는 동구하갈이 있지 않은가. (중략) 춥다 하야 온돌방중에 칩복(蟄伏)하거나 덥다 하야 산사해빈(山寺海濱)에 피은(避隱)하야 무위의 날을 보냄에는 찬성키 어렵다.” 결론은 “학생이거나 일반인이거나 누구를 물론하고 피서로부터 투서로 소하법(消夏法)을 전환하자”는 것이다.
이에 앞서 “본사의 계몽운동에 참가하는 것도 의의 있는 투서법의 하나”라고 했다. 이 말을 하려고 장문의 사설을 썼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