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돌 맞은 코넥스] 김군호 코넥스협회장“새 가능성 보여준 2년… 외감법에 발목 잡힐 수도”

입력 2015-06-3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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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성장단계인 기업들에 큰 부담… 금융당국에 ‘외감법 완화’ 건의

▲김군호 코넥스협회장이 26일 오후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노진환 기자 myfixer@

“코넥스 시장은 한국 경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하는 시금석이다.”

김군호 코넥스협회장(에프앤가이드 대표)은 코넥스에 대한 정의를 이같이 밝혔다.

기술력을 갖춘 신생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이 상장할 수 있도록 지난 2013년 첫 문을 연 코넥스 시장은 새로운 창업과 자본주의에 대한 가능성을 증명했다는 평가다.

코넥스 시장이 개설하고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도 벌써 7개에 이르며, 올 들어 12개사가 코넥스에 새내기로 입성했다.

김 회장은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코넥스 시장이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선 장기 성장 가능성이 담보된 우량한 기업이 많이 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국회를 통과한 외부감사법(외감법) 시행이 코넥스 입성을 준비하는 새내기 기업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코넥스 시장 개설 2주년을 맞아 이투데이가 김 회장을 만나 코넥스협회의 그간 성과와 향후 비전을 들어봤다.

△코넥스 시장 개설 된 지 벌써 2주년이 지났다. 그동안 소회를 말해달라.

“규모가 작지만 우량한 신기술을 지닌 새로운 시장의 창업과 회수의 길을 열도록 설립한 것이 코넥스다. 다만 초기 출범 당시 검증이 안 된 기업들이 투자자의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걱정 등 우려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2년을 지나보니 성과가 엄청나다. 현재 70개 가입 기업 중 2년간 상장 요건을 충족시켜 7개 기업이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했다. 그동안 코넥스 시장에 믿고 투자해 준 기관과 개인 등 투자자들에게 가능성을 시사한 점은 의미가 크다. 기업과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투자한 기업이 한 단계 레벨업 된 것이기 때문이다.”

△코넥스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한국경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하는 시금석이다. 실제 코넥스 기업들은 많은 기업들이 성장 정체를 겪는 어려운 시국에서 고용창출과 매출이 두드러졌다. 특히 코넥스는 바이오, BT 등 기술집약 사업체들이 많은데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 코드와도 맞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최근 코넥스에 상장한 체외진단 의료기기, 진단시약류 업체인 나노바이오시스는 메르스 파동 속에서 돋보이는 기술력을 자랑했다. 나노바이오시스가 국내 최초로 체내 메르스 바이러스 유무를 30분 만에 판별하는 진단 시스템 기술력을 보유한 것이다.”

△협회 차원에서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우선 개인(일반) 투자자들의 최적 예탁 보증금을 기존 3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춰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는 점이다. 또한 연간 납입가능금액이 3000만원인 ‘코넥스 소액투자 전용 계좌’도 신설, 도입된다. 개인들 입장에선 다소 문턱이 높았던 코넥스 투자 허들을 완화시킨 점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이 과정에서 코넥스협회가 계속 의견을 개진했고 금융당국의 이해와 협조가 컸다. 이번 조치는 향후 코넥스 시장 활성화에 큰 호재가 될 것이며 기대가 크다.

코넥스협회 차원에서는 기업들 간 소통과 네트워크를 높여 시너지 효과를 높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1분과(반도체, 디스플레이), 2분과(IT), 3분과(내수소비재, 생활 필수품), 4분과(부품, 소재), 5분과(제약, 바이오) 등 5개 분과의원회로 구성, 업체 CEO들끼리 자주 만나고 있다.”

△코넥스협회 앞으로 가장 중요한 비전은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기 때문에 코넥스 가입을 희망하는 기업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사고의 소지가 있는 기업들을 배제하고 진정한 질적 성장을 위해 협회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일 중요한 현안이 있는데 바로 외감법 통과 이슈다.

“코넥스는 자기자본이 적고 모험적 성격이 큰 기업인데, 코넥스도 부채비율이 업종 평균 150% 되거나 200% 넘으면 외부 감사인을 강제 선임하게 하는 건 부담이며 논리에도 어긋난다. 당국에서도 코넥스 시장 개설 목적이 있을 텐데 초기 의도하려던 바와 이번 외감법 적용은 이해 상충이 있을 수밖에 없다. 협회 차원에서 금융당국에 강력히 건의할 방침이다.”

△코넥스 시장 개설 이후 당초 기대 대비 부진하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대한 원인과 해결책은.

“증권사들 HTS에 현재 코넥스 시세 보는 법이 천차만별이고, 주문 방법도 너무 어렵다. 투자자 입장에선 진입장벽으로 다가 올 수밖에 없다. 거래소가 나서서 증권사 협조에 나서야 할 사안이므로 협회 차원에서 요구하고 있다.”

△앞으로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 보완되어야 할 점.

“좋은 기업이 계속 코넥스 시장으로 진입해야 한다. 초기 시장이므로 여기서 부도나는 기업이 나오거나 신뢰를 잃게 된다면 매우 치명적이다.

과거 영국판 코넥스 시장인 AIM(Alternative Investment Market)도 좋은 기업의 진입이 막히면서 시장이 과거 대비 많이 시들해졌다. 한국 코넥스 시장의 출발은 늦은 편이나 이 같은 점을 반면교사 삼아 초기 급성장보다는 완만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좋은 기업들이 진입하려면, 코넥스 후견인 역할을 맡은 지정자문인(증권사)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지정 자문인들이 좋은 옥석을 가려줘야 하는데 단기 성과에 쫓겨 자칫 조건에 부합하는 기업을 후견한다면, 이에 대한 금융당국의 강력한 제재도 필요하다. 존폐가 어려운 부실 기업이 발생한다면, 관련 기업을 지정 자문한 증권사들에 대한 책임 소지 등이 중요하다.”

Q.코넥스 시장 향후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코넥스는 자본력의 싸움이 아니다. 아이디어와 기술의 싸움이다. 세계경제가 위축되고 국내 시장이 한계를 보일 때 코넥스의 강점인 신기술이 돌파구가 될 것이다. 이 같은 측면에서 코넥스는 전통 산업군보다 성장 잠재력이 높다.”

△마지막으로 꼭 강조하고 싶은 말은

“코넥스는 진입 문턱을 낮춰 시장을 키우고자 출범시킨 자본시장 자유의 장이다. 그러나 최근 외감법 이슈로 자칫 코넥스 성장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높고 우려 되는 것이 사실이다. 법을 제정한 입법 당국에서 코넥스 시장 성격과 출범 목적에 대해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제고하길 바란다. 외감법 관련 코넥스 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코넥스 협회는

코넥스 상장사들의 모임으로, 자본시장 발전이라는 궁극적인 목표 아래 투자자 보호, 코넥스 상장사의 권익보호, 회원 간의 정보 교류 및 친목 도모를 위해 2014년 설립된 단체다. 또한 코넥스에 대한 건전한 투자를 지원하고, 벤처캐피털, 엔젤투자자 등 모험자본의 선순환에 기여하며, 회원사 공동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주 업무다. 코넥스협회는 코넥스 시장에 제공되는 기업정보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자들에게 각 회사를 알릴 수 있는 종합 포털사이트(www.konex.or.kr)홈페이지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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